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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드리워진 신천지 특전대의 그림자

우한 파견 신천지 특전대의 실체는?

코로나 전체 확진자 10명 가운데 8명은 집단 감염이고 그 10명 중 6명 가까이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절반 넘는 집단 감염에 신천지 교인이 직접적으로 관련됐다는 건데, 이 조사는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걸 파악한 사실을 바탕으로만 나온 결과입니다. 다시 말해 확진자가 자신이 접촉한 사람들 가운데 신천지 관련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은 감안하지 않은 것입니다. 또, 신천지 교인들이 교인이란 사실을 숨기고 응답했거나 본인이 신천지 교육생이나 섭외 대상이었다는 걸 모르는 확진자들까지 감안하면 집단 감염에 드리워진 신천지 그림자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방역 당국이 감염 경로를 정확히 모르는 이른바 그림자 집단 감염에 신천지 교인들이 관련된 경우가 많다는 점은 대구 경북 코로나 확산의 중심에 있던 31번 확진자 신천지 교인의 감염 경로를 아직 모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대구 31번 환자
그런데 지난달부터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취재하던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을 듣게 됐습니다. 바로 신천지 우한 교회에 국내 지파에서 파견한 특별전도대, 신천지 내부에선 특전대라고 부르는 존재에 대한 증언이었습니다. 비교적 최근 신천지를 탈퇴한 신천지 전 고위관계자 A 씨의 말이었습니다.

"우한의 특전대라고 그래요 그 사람들을 한 지역을 교회를 만들면 특전대를 다 차출해요. 차출하는데 그걸 특전대라고 하는데 특전대 차출하는데 한 지파에서 보통 20~30명까지 차출해요. 그 교회가 자리 잡을 때까지 거기 가서 특전대로 가서 도와주는 거에요" [신천지 前 고위관계자 A 씨]

저희 취재진과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통화하던 가운데 나온 이 증언을 좀 더 알아봐야 했지만, A 씨를 설득해서 만나기까진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그 과정 중에는 A 씨의 말이 과연 믿을 만한 것인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했습니다. 신천지 특전대 출신 교인들을 만나서 신천지 특전대가 어떻게 선발되고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확인해야 했고, A 씨가 말했던 신천지 관련 다른 언급의 사실관계도 따져봐야 했습니다. 이제야 말씀드리지만, A 씨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기자회견을 하기 전부터 이만희 씨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지목했고, 몇 가지 신천지 내부에서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A 씨의 증언이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SBS뉴스토리] 273회 신천지 특전대와 그림자 감염
취재진이 이 문제를 주목했던 이유는 이른바 우한 파견 신천지 특전대들의 입국 후 동선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1월 12일 과천 신천지 교회에서는 유월절 예배 겸 제36차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그 영상을 보면 국내외 각 교회 대표자와 사명자(신천지 내부에서 직책을 맡은 교인)들이 참석해 1년 동안 각 지파가 교인을 얼마나 늘렸는지 매우 구체적인 숫자를 보고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전국 부동산 시설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전하기도 합니다. 탈퇴한 신천지 교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처럼 신천지가 다른 종교 단체와 달리 교인 명단과 숫자, 교육생 명단, 부동산 시설 파악에 얼마나 정확하고 철저한지 영상을 보면 이해가 될 정도였습니다. A 씨는 신천지의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이 정기총회에 우한 파견 특별전도대들이 참석했다고 했습니다. 우한 파견 신천지 특전대는 중국어가 가능해야 했기 때문에 국내 지파 소속 교인 중 중국 동포나 중국어가 가능한 교인 위주로 선발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습니다.

"처음 거기 그 우한 교회를 설립할 때요. 그때 간 사람들이 대략 80명 정도 돼요. 그런데 돌아온 사람들도 있고, 끝까지 남아 있고, 거기가 어느 궤도까지 오를 때까지는 그 담임이나 총무들은 다 그냥 있어요. 거기는 지파가 아니니까 이제 그 지파에 소속된 교회라 담임이라 그러거든요. 담임, 그다음에 총무, 그다음에 강사들, 그다음에 전도사들 그런 사람들. 중요한 사람들은 들어와요. 정기 총회 때는" <신천지 前 고위관계자 A 씨>

입국한 우한 파견 특별전도대들은 1월 12일 정기총회 참석에서 그친 게 아니라 이후 설 연휴 전 이만희 총회장 주재로 대구에서 열린 신천지 행사에도 참석했고, 일부는 1월 말 이만희 씨 형 장례식에도 조문을 갔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출입 통제된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 (사진=연합뉴스)
"원래 과천에서 해야 되는데 이만희 총회장 형님이 위독했어요. 그러는 바람에 이만희 씨가 청도를 계속 왔다 갔다 해야 되니까 총회를 대구 교회에서 하자. 이렇게 된 거에요. 수료식 겸 총회 겸을 대구 지파에서 해 버린 거죠. 중국이 코로나19가 번지는 바람에 수료식을 못 하게 돼 올 수 있는 사람만 와서 임시로 한 거죠. 원래 우한 교회 소속이 부산 야고보 지파인데 대구에 수뇌부들이 다 모이니까 대구 쪽에서 하자고 한 겁니다." <신천지 前 고위관계자 A 씨>

우한 파견 신천지 특전대 일부가 1월 12일 신천지 정기총회 참석 이후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이만희 총회장 주재로 열린 행사에 참석했고, 일부는 청도 대남 병원 장례식장에 참석했다는 것이 방역 관점에선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률 차 의과학 대학 교수는 신천지 교인 31번 확진자를 방역 당국이 조사한 걸 보면 수퍼 전파자라고 보기보다는 다른 감염자에게 전염된 2차 감염자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31번 확진자에게 증상이 나타났던 2월 7일 그 무렵엔 이미 대구 신천지 교회에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소규모 집단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 소규모 집단은 코로나19 잠복기가 2주라는 걸 감안하면 2월 7일보다 2주 전에 다른 감염자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신천지 특전대의 동선 파악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신천지 측은 신천지 내부에 특전대가 있는 것은 맞지만, 어떤 해외 교회에도 특전대를 파견한 적이 없고, 이만희 총회장은 정기 총회 뒤 1월 16일 대구 신천지 교회를 가서 예배만 주관했지 수료식이나 총회를 연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해명은 신천지 탈퇴자들이 한 목소리로 특전대들의 해외 파견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 (사진=신경보, 연합뉴스)
더욱이 그동안 신천지 측은 유독 우한과 관련한 해명에선 계속 말이 바뀌거나 거짓말이 드러난 적이 많았습니다. 초기 우한 신천지 교회가 주목을 받자 입장문을 통해 2018년 중국 당국 단속 이후 우한에 신천지 교회는 없다고 해명했다가, 우한 교회를 관리하는 부산 야고보 지파에서 지난 2월 9일 설교를 통해 우한 교회가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는 걸 내비친 녹취 파일이 공개되자 온라인 모임으로는 계속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후 신천지 우한 교회에서 지난해에도 오프라인 활동을 하는 사진들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그 뿐이 아니라 지난해 12월 이후 우한에서 입국한 신천지 교인은 없다고 했다가 당국의 출입국 기록 조사에서 거짓이 드러났고, 심지어 우한 교회 책임자 중 하나인 최 모 씨는 정기총회 참석을 위해 1월 8일 입국한 사실이 출입국 기록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우한 교회 책임자로 거론되는 중국 동포 최 씨 같은 인물이 A 씨가 설명한 전형적인 우한 파견 특별전도대에 해당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런 중요한 사실을 감추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현재 방역 당국이 출입국 기록을 조사하는 중인데 얼마나 더 최 씨 같은 인물들이 드러날지 모르는 일이지만, 과연 신천지가 명단을 제대로 넘겨줬는가 하는 점부터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신천지 측이 방역 당국에 이런 사실을 감춰 왔던 건 방역에 큰 구멍을 낸 것일 겁니다.

방역 당국이 신천지와 관련된 조사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은 사실 우한 파견 특별전도대 만이 아닙니다. 아직 신천지가 제출하지 않은 교육생 숫자보다 훨씬 많은 초기 전도 대상자(섭외생) 명단도 방역 관점에선 중요합니다. 과연 방역 당국이 신천지 관련 조사에서 뭘 놓치고 있는지는 아래 링크된 전체 방송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 [SBS 뉴스토리] 273회 - 신천지 특전대와 그림자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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