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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규정' 때문에 텅 빈 병원…암환자 '발 동동'

<앵커>

서울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주민 150만 명이 이용하는 거점 병원인 은평성모병원이 코로나19로 폐쇄된 지 열흘째입니다. 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고 소독 작업도 끝났는데, 보건당국은 폐쇄 명령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메르스 때 만들었던 엄격한 규정 때문입니다. 내부 감염을 막기 위한 관리 시스템과 환기 시설이 갖춰진 대학병원에 이 규정을 적용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학계 의견도 있습니다.

당장 암 환자와 가족들은 발을 구르고 있는데,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하루 3천500명이 진료받고 100여 명이 수술받던 지역 거점 대학병원이 멈췄습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최신 음압 병실도 텅 비었습니다.

[은평성모병원 간호사 : 병원 폐쇄 조치 때문에 진료를 할 수가 없어서 방이 비어 있어도 환자가 들어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은평성모병원에서 직접 확인된 코로나19 환자와 밀접 접촉했던 190여 명은 모두 격리 중이고 나머지 3천200여 명의 직원과 입원 환자 및 보호자들은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해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권순용/가톨릭 은평성모병원장 : 이런 전수조사를 시행한 병원은 우리나라에 어디도 없을 겁니다. 코로나19와 연관돼서 가장 청정지역이다 말씀드릴 수 있기 때문에.]

의료계는 진료 가능 상태라고 판단하지만 서울시는 해당 병원의 감염병 대처 능력이 미흡해 병원 폐쇄 유지가 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 하루가 급한 암 환자 등 중한 환자들이 무방비 상태에 있다는 겁니다.

[림프종 환자 (37세) : (저는) 면역이 저하된 환자여서 약 처방도 원내에서 받았었던 약들이고 시중에서는 구하기 힘든 약들인데 (병원에서) 처방을 팩스를 통해서 받아서 일반 약국으로 가서 일반인들과 같이 대기를 해서 약을 받아야 되고, 그 약이 없으면 또 다른 약국으로 찾아서 가야 합니다.]

[유방암 3기 환자 (61세) : 3월 11일 항암 하러 가는 예정일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폐쇄를 시켜놓으면 저희 같은 암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를 받으라는 건지.]

신종 감염병만 놓고 보면 과잉 대응이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했을 때 암, 뇌졸중 등 다른 중증환자의 치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의료계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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