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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관중만 최소 50만 명…도쿄올림픽 '비상'

이것이 도쿄올림픽 ④

[취재파일] 중국 관중만 최소 50만 명…도쿄올림픽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지속되면서 오는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 하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치러질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관중이 대거 도쿄올림픽 경기장에서 중국팀을 응원할 것으로 알려져 도쿄 조직위원회에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이번 도쿄올림픽 경기장 입장권은 모두 780만 장입니다. 이 가운데 개최국인 일본 몫이 70% 정도입니다. 나머지 30%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각국 올림픽위원회, 국제경기단체, 공식 스폰서 등에게 돌아가는 비중은 약 10%이고 일반 외국인이 살 수 있는 입장권이 대략 20%, 즉 156만 장입니다.

이 156만 장의 티켓을 전 세계 사람들이 나눠 갖는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일찌감치 중국이 가장 많은 입장권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 5월 도쿄올림픽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대회 기간에 최소한 50만 명이 도쿄올림픽을 보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의 불법 조직들이 일본 현지에 사는 중국인을 동원해 도쿄올림픽 티켓을 대량 구매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불법 조직들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불법 티켓 판매를 막기 위한 보안체계를 뚫고 티켓 30만 장을 사들였습니다. 원래 티켓 구매가 가능한 공식 티켓 구매 사이트에 등록된 사람의 이름을 이용해 티켓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사들인 티켓을 중국 내 부호들에게 10배나 되는 웃돈을 받고 판매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최근에 만난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일반 외국인이 구입할 수 있는 티켓의 약 40%를 중국이 확보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입장권 수로 따지면 약 62만 장입니다. 중국 언론들도 일본인 다음으로 도쿄올림픽을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사람들이 중국인이라고 거의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도쿄에 오는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다 올림픽 경기 관전은 물론 지역 주변 관광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일본과 종합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경기력입니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강세 종목인 여자배구, 탁구, 다이빙, 배드민턴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습니다. 또 남자농구와 육상, 체조, 테니스는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인기 종목입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우려입니다. 수십만 명의 중국인이 입장권을 들고 도쿄올림픽 경기장에 들어올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인이 구매한 입장권은 총 몇 장인가? 중국 관중의 입장을 전면적으로 불허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 전체 인구의 약 4%인 후베이성 출신 관중만 제한할 것인가? 중국 관중이 대거 입장할 경우 전염을 막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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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오 취재파일용
중국 티켓 판매업체 카이사 홈페이지 사진 캡처
이 같은 질문에 대해 도쿄조직위는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안에서 입장권 판매를 독점적으로 담당하는 회사는 '카이사'(Caissa)라는 업체입니다. 도쿄조직위와 '카이사'는 수시로 긴밀히 연락하기 때문에 도쿄조직위는 지금까지 몇 장의 입장권이 팔렸는지를 모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묵묵부답입니다.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합법적인 방법과 불법적인 방법을 막론하고 어찌 됐든 최소 50만 장 이상의 티켓이 중국인의 손에 쥐어진 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일본 방문을 취소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수십만 명의 중국인이 올림픽 관전을 위해 도쿄올림픽 경기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쿄올림픽이 재앙이 되기 전에 도쿄조직위원회는 중국인 관중이 얼마나 되는지, 이들에 대한 입장 허용 여부, 전염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막대한 입장권 수익과 대회 흥행을 고려한 나머지 계속 감추기에만 급급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을 저지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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