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일본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영관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흥행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도쿄 유성재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에서는 '파라사이트, 반지하의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0일 개봉한 영화 '기생충'.
'겨울왕국 2', '캣츠' 등 할리우드 대작에 밀려 복합 상영관에서도 스크린 한두 개만 차지했지만, 오늘(27일) 발표된 흥행 순위에서는 지난주보다 오히려 한 단계 올랐습니다.
먼저 본 관객들의 호평이 흥행의 원동력입니다.
['기생충' 일본 관객 : 처음에는 꽤 웃으면서 봤지만, 뒤로 갈수록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기생충' 일본 관객 : 이야기의 전개가 차원이 달랐고, 속도의 강약도 고민한 것 같았습니다.]
일본 배급사 측은 이대로라면 흥행 수입 15억 엔, 우리 돈 16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 10억 엔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건 2005년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이후 15년 만입니다.
빈부 격차의 극명한 대비는 일본에서도 익숙한 설정이지만 결말로 가면서 통념을 뛰어넘는 전개에 영화인들도 극찬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시히로 마사미치/영화 작가 : 어느 나라에서도 통하는 장면 구성이라든가, 대사 전달 방식이 할리우드 대작에 필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할리우드 대작과 자국 영화가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영화는 직접 찾아가서 본다는 일본 관객들의 능동적인 변화가 '기생충'의 지각 흥행에 힘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