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스켈레톤은 일반 사람들에게 생소한 종목입니다. 겅원창이 메달을 따내자 중국 매체들은 "스켈레톤이 최고 시속 130㎞나 되는 용사들의 경기"라며 스켈레톤의 특징, 경기 방법, 역사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겅원창의 등장으로 중국에서는 스켈레톤을 비록해 썰매 종목 붐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부터 5년 전인 2015년 초만 해도 겅원창은 키가 큰 육상 멀리뛰기 선수였습니다. 그해 7월 베이징이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자 중국 정부는 대대적으로 동계 스포츠 활성화에 나섰습니다. 이 때 스켈레톤 유망주 10명을 선발했는데 이 가운데 1명이 바로 겅원창이었습니다.
그 당시 중국에는 스켈레톤 경기장도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겅원창은 겨울이 되면 캐나다와 독일을 오가며 훈련했습니다. 그는 "처음 시작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무서웠고 몹시 긴장을 했다. 썰매를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훈련하니까 공포감이 사라지고 매우 짜릿한 종목이라고 느꼈다"며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겅원창의 기량은 10명 중 독보적이었습니다. 1년도 채 안 돼 대륙간컵에서 19위를 차지했고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는 7위까지 올랐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중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출전해 30명 가운데 13위에 자리했습니다.
겅원창이 급성장을 한 배경에는 본인의 천부적인 자질과 부단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멀리뛰기 선수였던 그는 뛰어난 도움닫기 능력은 물론 순발력에 탄력과 유연성까지 겸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은 스타트를 비롯해 고속 주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제프 페인을 영입해 집중 훈련을 받은 것도 기록 단축에 기폭제가 됐습니다. 제프 페인 코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은메달리스트로 윤성빈을 가르쳤던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켈레톤은 베이징 북서쪽에 위치한 옌칭에서 열립니다. 만리장성 관광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옌칭 트랙이 올해 안에 완공되면 중국의 겅원창은 이곳에서 주행 연습을 수없이 하면서 코스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올림픽 트랙 주행이 40회로 제한되지만 겅원창은 1,000번까지도 탈 수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겅원창은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을 통해 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했다. 이후 스타트 능력이 향상됐고 주행 기술도 더 좋아졌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추기 위해 훈련과 노력을 더 하겠다"며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메달을 향한 각오를 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