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특히 요즘처럼 바깥이 추울 때 인기를 끄는 곳이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실내 동물원이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동물 복지 측면에서 따져봐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한소희 기자가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기자>
벌벌 떠는 주머니쥐, 좁은 유리방 안을 왔다 갔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라쿤, 매트 바닥을 쉴 새 없이 파는 미어캣.
실내 동물원에 전시된 동물들을 한 동물보호단체가 촬영한 영상들입니다.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전형적인 행동들인데, 영상을 함께 본 전문가도 한눈에 우려를 나타냅니다.
[이항/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좋은 상태는 분명히 아닌 것 같습니다. 구석을 파는 모습은 굴을 파는 습성이나 바깥을 탐색하려고 하는 본능을 충족하지 못하기에 나오고요.]
다른 곳은 어떨까, 동물보호 단체와 함께 둘러봤습니다.
멸종위기종인 회색앵무가 사람 손이 닿는 곳에 방치돼 있고, 배가 불룩한 쥐는 좁은 전시장 안에 다른 쥐들과 뒤엉켜 있습니다.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만지고, 먹이 주는 동물체험 카페처럼 운영되는 곳도 있습니다.
[이형주/동물복지단체 대표 : 콘크리트 바닥과 유리장 같은 걸로 된 생태적 습성으로 살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2017년 시행된 관련 법은 동물원을 허가가 아닌 등록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정 요건만 갖추면 쉽게 만들 수 있어 실내 동물원은 전국적으로 100곳에 육박합니다.
[이항/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 서로 만날 일 없는 여러 종을 한꺼번에 키우기도 하고 그런 접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어쩌다 한 번씩 신종질병 발생하면 사회에 재앙이 올 수도 있죠. 실내 동물원 관리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접근해야(합니다.)]
동물 복지는 물론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국이나 유럽연합처럼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꿔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