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하 골든글로브)에서 '기생충'으로 외국어 영화상의 영예를 안은 봉준호 감독과 영화의 주역 송강호, 이정은 등은 수상 직후 SBS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봉준호 감독은 '오스카 캠페인'의 막전막후에 대해 공개했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레이스는 시스템이 칸영화제처럼 9명의 심사위원이 일주일간 20편의 경쟁작을 보고 심사를 하는 게 아니라 한 해 동안 나온 모든 영화를 대상으로 한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그 시작이 지난 8월 콜로라도 중부의 고산지대에서 열린 텔루라이드 영화제"라고 소개했다. 이 영화제에서의 강행군으로 인해 송강호는 쌍코피를 쏟기도 했다고. 그도 그럴 것이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미국의 여러 도시를 돌며 100여 회의 인터뷰 및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오스카 캠페인의 강행군은 '기생충'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오는 2월 아카데미 시상식을 노리는 수많은 영화들이 같은 여정을 돌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 팀도 다 같이 캠페인에 참여한다. 자주 보다 보니 다른 영화의 감독, 배우들과 정이 들었을 정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리 모두의 마지막 도착점이 오스카 시상식이 되는 구조더라."라고 전했다.
'기생충'의 북미 개봉, 오스카 캠페인이 이어지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물론 봉준호 감독에 대한 미국 내 주가도 급상승 했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5일 "할리우드에서 봉준호 감독의 인기가 치솟고 있으며, 많은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그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 보도에 관해 묻자 봉준호 감독은 민망해 한 뒤 "지난 3일 미국에서 '기생충' 파티를 했다. '판의 미로', '세이프 오브 워터'를 만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호스트로 나섰고 수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라 던 등과 에드라 라이트 감독도 왔다. 그게 기사로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여러분들이 그런 기사를 보면서 '이게 뭐지?'하는 것과 같은 감정을 우리도 느낀다. 우리도 주최자와 관람객 두 가지 입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까지 수상한 '기생충'은 오는 2월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에 도전한다. 현재 아카데미 국제극영화상과 주제가상 등 2개 부문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태지만 외신은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부문에도 후보 지명될 것으로 예측했다.
봉준호 감독이 말한 '소동'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