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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면 용서할 텐데"…이춘재 8차 수사관들은 침묵

<앵커>

과거 이춘재가 저질렀던 사건에서 범인으로 몰려서 억울한 옥살이를 했었던 윤 모 씨가 얼마 전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절차가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불법 수사를 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입을 닫고 있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윤 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평범한 농기계 수리공이던 22살 청년이 이제 52살 중년이 됐습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살인범으로 지목돼 20, 30대를 감옥에서 보낸 윤 모 씨입니다.

이춘재의 자백, 그리고 이어진 검찰과 경찰의 자기반성.

윤 씨는 이제야 담담히 지난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윤 모 씨/'8차 이춘재 연쇄살인' 복역 : 3일 잠 못 자고 쪼그려뛰기, 앉았다 일어났다, 맞은 것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수감 당시) '무죄'라는 노래를 많이 불렀어요. 그게 현실이 돼가는 것이고….]

오랜 기간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누구도 귀 기울여주지 않았습니다.

[윤 모 씨/'8차 이춘재 연쇄살인' 복역 : (진실이) 밝혀지면 좋은 거고 안 밝혀지면 그냥 조용히 묻고 가자는 거였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경기남부경찰청에서 3명이 왔더라고. 밝히고 싶다고.]

30년 만에 드러난 허점투성이 수사, 하지만 당시 수사를 했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당시 담당 형사 (지난 10월) : (맡으셨던 사건 관련해서 여쭤보려고 연락드렸는데요.) 그것에 대해선 말할 생각 없어요.]

가혹행위와 불법 수사 사실도 드러났지만, 당사자들의 사과는 없었습니다.

[윤 모 씨/'8차 이춘재 연쇄살인' 복역 :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용서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그분들이 끝까지 안 나오고 법정에 선다면 나도 끝까지 가야 해요.]

재심을 앞두고 윤 씨가 바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윤 모 씨/'8차 이춘재 연쇄살인' 복역 : 경찰이나 검찰이나 억울한 사람 있으면 다시 한번 생각해서 억울함 풀어주시고… (재심 끝나면) 여행 가고 싶어요. 10년 동안 가족과 여행 가본 기억이 없어요. 홀가분하게….]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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