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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설립하려다 '철탑서 정년'…계속되는 고공 농성

<앵커>

최근 노조 와해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이 법정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노조 설립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삼성에서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문제는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찬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역 25m 높이 CCTV 철탑 위에 사람이 있습니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입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철탑 아래 모여 김 씨를 응원합니다.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비좁은 공간에서 무더위와 태풍, 추위를 견뎠습니다.

55일간 단식도 했습니다.

[김용희/삼성 해고노동자 : 0.5평 되는 공간입니다. 보시다시피 공간이 매우 비좁아서…다리도 펼 수 없고 구부린 상태에서 잠을 자고 쉬기도 합니다.]

1982년 삼성항공에 입사한 김용희 씨는 노조 설립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1991년 해고됐습니다.

법적 공방 끝에 1994년 삼성물산으로 복직됐지만 1년 뒤 전화 한 통으로 해고됐습니다.

지난 7월 철탑 위에서 만 60세 정년을 맞았습니다.

최근 노조 와해 시도에 대한 유죄 판결 이후 삼성이 사과문을 내며 무노조 경영의 변화 가능성을 비쳤지만, 삼성물산 측은 아직 해고 노동자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용희/삼성 해고노동자 : 삼성 무노조 경영으로 발생된 피해자들이 지금도 차디찬 길바닥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김 씨가 고공 농성 200일 전에 땅으로 내려오기를 바라는 시민단체들의 연대 집회가 오늘(21일) 낮 3시 강남역 8번 출구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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