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저분한' 간호사 탈의실이 분만 대기실? 산모들 분통

UBC 신혜지 기자

작성 2019.11.18 20:48 수정 2019.11.18 21: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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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달 전 울산의 한 산부인과에 분만 직전의 임신부들이 몰리면서 심지어 간호사 탈의실에서 몇 시간을 대기하고 진료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예정일이 좀 남은 임신부들도 있었는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 병원이 무리하게 유도분만 계획을 잡은 거라며 산모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UBC 신혜지 기자입니다.

<기자>

바닥에는 벗어놓은 옷가지와 이불패드가 어지럽게 널려있고, 서랍 안에는 쌓여 있는 비품이 그대로 보입니다.

35살 A 씨가 지난 9월 출산 직전 5시간 동안 대기한 산부인과 탈의실입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5일이 출산 예정일이던 A 씨는 담당 의사가 추석 연휴로 휴진해 유도분만을 하자는 권유에 예정일보다 한 주 일찍 병원을 찾았습니다.

사전예약이었지만 당시 병원이 A 씨에게 내어준 분만 대기실은 간호사 탈의실이었습니다.

[A 씨/당시 산모 : 간호사실 창고(탈의실)에서 (내진할 거라곤) 꿈에도 상상을 못 했어요. 산모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그 당시에 많은 상황이었는데 유도분만까지 무리하게 잡을 필요성이 있었나.]
산모가 누워있던 간호사 탈의실이 병원에서 같은 날 출산한 산모는 모두 13명, 이 가운데 간호사 탈의실에서 내진 받고 하루를 머문 뒤 유도분만을 한 산모는 확인된 사람만 3명입니다.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이상한 유도분만 경험 사실을 알게 된 산모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B 씨/당시 산모 : (간호사 탈의실에) 저녁 6시에 들어가서 24시간 동안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는 분만실 들어갔으니까. 40분 정도 있다가 출산한 것 같아요.]

이에 병원 측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평소보다 많은 환자들이 찾으면서 수용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고 말합니다.

[병원 관계자 : 하루에 분만이 평균 5~6명이거든요. 그런데 그날 8시간 안에 13명이 한꺼번에 온 경우는 (흔하지 않죠.) 순간순간 양해를 구해야 되는데 그걸 안 구한 면이 있어요. 풀로 차니까.]

보건당국은 감염 우려 등 위생상의 문제를 개선하라며 해당 병원에 행정지도 조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장진국 U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