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부족해도 커지는 '암세포'…생존 비밀 풀렸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dongcharn@sbs.co.kr

작성 2019.11.09 21:23 수정 2019.11.09 22: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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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암세포의 생존비밀을 풀어낸 과학자들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는데 그 비밀이 뭔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수상자를 직접 만나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기자>

김 모 씨는 지난해 대장암 수술을 받은 후 항암 치료를 받던 도중 최근 재발 판정을 받았습니다.

[암환자 : 암세포는 우리가 개구쟁이처럼 얘기할 것 같으면, '요술쟁이다. 숨었다가 아니라고 변장했다가 나타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작은 세포 덩어리가 갑자기 커지면 혈관으로부터 공급받는 산소가 부족해 저산소 혈증으로 죽어야 합니다.

그런데 암세포 덩어리는 산소가 부족해도 살아남아 더 증식합니다.

산소가 부족할 때 '히프원'이라는 특정 단백질이 활성화되면서 산소를 공급해줄 혈관을 빠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암세포 생존 비밀을 밝혀낸 과학자들에게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이 수여됐는데 수상자의 설명 직접 듣겠습니다.

[윌리엄 케일린/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2019 노벨상 수상 : 특정 유전자(VHL) 연구를 통해 산소가 부족할 때 이를 암세포가 어떻게 감지하고 적응하는지를 밝혀냈습니다.]

암 조직은 산소가 부족할 때에도 적응해 살아남는 특별한 구조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구조를 차단하는 항암제 즉 암세포의 생존비결을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태유/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특정 단백질(HIF-1α)의 활성은 모든 암에서 다 증명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거는 어떤 특정 암에 대한 치료보다는 전체적인 암을 치료하는 중요한 기전을 제공했습니다.]

한국의 과학자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습니다.

[윌리엄 케일린/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2019 노벨상 수상 : (노벨상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하며, 자신의 연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 비판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조정영,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