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마침] 이자스민을 통해 본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작성 2019.11.09 09:03 수정 2019.11.09 12: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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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마침]은 <마부작침>이 선보이는 주간 콘텐츠입니다. 흥미로운 데이터로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이번 주의 마부작침 콘텐츠이자, 이번 주를 끝마친다는 의미를 함께 담았습니다.

● 이자스민, 이주민 출신 첫 국회의원

"205만 5천 명"

국내 이주민 숫자는 꾸준히 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에 주민으로 등록, 거주하는 외국인은 205만 5천 명(행정안전부, 2018 지방자치단체외국인주민현황)입니다. 5천 1백만 인구의 4.0%에 이릅니다. 결혼한 귀화 외국인, 결혼했지만 귀화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 이주 노동자, 국내 체류 해외국적동포 등이 모두 포함된 숫자입니다. '단일 민족' 신화는 신화 속에만 존재한 지 오래입니다.

여전히 소수이긴 하지만 이주민은 한국 사회의 유의미한 구성원이 됐습니다. 7년 전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의 첫 탄생이 이를 방증합니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했던, 그리고 최근 정의당 입당으로 화제가 된 이자스민 전 의원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주민 권리를 위한 꿈을 정의당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 이자스민 의원, 19대 국회 활동은?
[이주의마침] 이자스민먼저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국회 회의 출석률, 이 전 의원은 88.0%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의원의 평균 출석률(88.5%)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2012년 5월 30일~ 2016년 5월 29일에 열린 19대 국회 본회의 175개 중에 154개 회의에 참석했습니다.(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열려라 국회' 분석)

이 전 의원이 만든 법안은 어떠했을까요. 결의안을 포함해 이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모두 44건으로, 19대 의원 평균 대표 발의 건수인 51.5건에 조금 못 미칩니다. 원안 가결, 수정 가결, 대안 반영 폐기 등 발의한 법안이 법률에 반영된 비율을 보면 36.3%, 전체 평균인 34.8%보다 조금 높습니다. 이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 중 16개가 법률로 반영됐습니다.

이주민과 다문화 정책 관련 법안 발의가 많았습니다. 미등록 이주아동의 교육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안, 이주민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수립을 핵심으로 하는 이주사회기본법안, 외국인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외국인근로자 고용법 개정안 등 10건입니다. 이 중 결혼이민자 교육비용을 지원하거나 다문화가정 아동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 개정 법에 반영됐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소송 비용을 지원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키기도 했고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했습니다.

● 소수자에게 쏟아진 악플... 국회는 다수만 대표할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이자스민 전 의원에 대한 기사에 가장 많이 달렸던 댓글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이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입법예고에는 1만 건 넘는 반대 의견이 달리기도 했습니다.(다른 의원이 발의한 법안들에 대한 의견은 통상 한 자릿수입니다.) 이주민, 30대, 여성, 한부모... 19대 국회에서 이자스민이 대표했던 소수자성에 대한 지지도 있었으나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거센 혐오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차세원 전 이자스민 의원 보좌관은 SBS와의 통화에서 "19대 국회에서 이주민을 비롯해 소외된 소수 집단을 대표하는 일을 이자스민 전 의원이 계속 해왔다"면서 "작년에 제주 예멘 난민 문제 등 굵직한 이슈가 많이 있었지만 (이 전 의원 같은 의원이 없으니) 20대 국회에서는 제도 개선이라든가 적극적인 활동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20대 국회에 이주민 출신 의원은 없습니다. 여성 의원 비율은 20%를 밑돕니다. 국제의원연맹이 밝힌 20대 국회의 여성 의원 비율 17%는 전 세계 192개국 중 118위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비례대표의 5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정당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17대 국회부터 여성 의원 비율이 13.0%(16대 5.9%)로 급증했는데 그 뒤로는 10년 넘게 비슷한 수준입니다.

또 다른 성 소수자인 동성애자 등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단 1명도 없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장애인 의원은 1명에 그쳤습니다. 남성 83%, 평균 연령 55.5세, 평균 재산 41억 원... 20대 국회의 현 주소입니다.(기사 보기-> [마부작침] 300명 신상 털기)

소수자, 혹은 비주류로 사회적 약자지만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국회가 제대로 대의할 때 그 사회의 민주주의가 올바로 작동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21대 국회는 달라질 수 있을까요?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김민아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