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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네 모녀 집에 쌓인 '밀린 고지서'…위험신호였다

<앵커>

지난 주말 서울 성북동에서 70대 어머니와 40대 딸 세명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갑작스레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 걸로 추정되는데 제때 도움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노란 폴리스라인들 사이에 하얀 국화꽃이 놓여 있습니다.

지난 2일 이곳에서 70대 어머니와 40대 세 자매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됩니다.

경찰 조사 결과 석 달 치 집세와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한 상태였고 최근 세 자매의 사업이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7월 70대 어머니와 딸은 어머니가 매달 받는 38만 원의 연금 통장을 바꾸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습니다.

[성북동 주민센터 직원 : 계좌변경을 하러 오시면 통상 이제 통장계좌를 제가 확인하거든요. 근데 보니까 압류 방지 전용 통장으로 갖고 오셨더라고요. 아무래도 오신 분들이 각각 사연이 다르니까 어떤 분위기나 표정을 살피게 되죠.]

경제적 실패는 정신적 위기로 이어지기 쉬운데 밀린 고지서는 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전홍진/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돈을 못 내서 밀린 경우도 있지만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고 예민해져서 챙길 여력이 없습니다. 고지서가 밀린 건 고위험군입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기초생활수급자 등 빈곤가구 발굴을 강화했습니다.

[박경아/국립암센터 사회복지사 : 그걸로(국가지원)만 충당하기엔 되게 부족하시니까, 그 외에 부분들은 저희가 민간기업이나 비영리, 이런 곳을 통해서 연결을 해 드리죠.]

하지만 성북동 네 모녀는 수급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위기 감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위기에 처한 경우 스스로 고립시키기 쉽기 때문에 작은 단서의 위험신호일지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황인석,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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