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성추행' 몽골 헌재소장 2차 조사…여전한 '봐주기' 논란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몽골 헌법재판소장이 경찰의 추가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6일) 아침 드바야르 도르지(Odbayar Dorj) 몽골 헌법재판소장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인천지방경찰청으로 향해 2차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도르지 소장과 그의 일행은 원래 일정과 다르게 입국해 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르지 소장은 지난달 31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항공기 내에서 여성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 통역을 돕던 몽골 국적 승무원에게도 "몽골에 돌아가면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등의 폭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르지 소장은 사건 직후, 대한항공 직원들에 의해 경찰에 넘겨졌으나, 소장과 그의 일행들은 외교 여권을 제시하며 면책 특권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이들 일행이 면책 특권 적용 대상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석방했습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경찰은 뒤늦게 다시 도르지 소장을 대상으로 공항 보안 구역 내에서 1차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1차 조사 후 도르지 소장은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AACC) 회의 참석을 위해 발리로 떠났다가 오늘 다시 입국했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면서도, "지난번 1차 수사 때 나온 언론 보도로 대사관 측 항의가 심했다"라며, 일정과 시간 등 조사 관련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열린 1차 조사에서 도르지 소장은 뒷좌석에 앉은 다른 몽골인이 승무원을 성추행했는데 자신이 오해를 받고 있다며 외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