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척결' 외쳤다가 월급 10만 원 된 교수…무슨 일?

유수환 기자 ysh@sbs.co.kr

작성 2019.10.30 20:52 수정 2019.10.30 22: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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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사립대학의 교수들이 설립자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가 월급도 제대로 못 받고 학교를 떠날 지경이라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교수들에 대한 이런 보복 조치가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도 나왔지만, 학교 측은 끄떡도 하지 않고 있다는데 유수환 기자가 제보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3년 문을 연 경기 파주의 웅지세무대학교입니다.

설립자 송 모 씨가 수년간 학교 돈 수십억 원을 빼돌리고 교수 채용 대가로 수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법정 구속됐습니다.

교수들은 지난 2016년부터 비정상적 학교 운영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건 보복 조치였다고 말합니다.

[서덕주/웅지세무대학교 회계세무정보학과 교수 : 학생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내용이 많아 교수 협의회 중심으로 설립자에게 진정서를 제출했어요. 그 이후로 교수들에 대해서 보복을 하기 시작한 거죠.]

학교 이사회가 그해 8월 맡은 강의가 하나 폐강될 때마다 해당 교수의 급여를 20%씩 삭감하는 '대학 구조조정 규정'을 만든 겁니다.

[서덕주/웅지세무대학교 회계세무정보학과 교수 :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을 같이 놓으면 학생들은 당연히 필수과목을 선택할 수밖에 없잖아요. (선택과목 교수님들은) 자연히 강의가 폐강되면서 급여가 삭감되는 거죠.]

이 대학교수의 9월달 임금 내역서입니다.

사학연금, 건강보험 등을 공제하면 실제 수령액은 10만 원 남짓입니다.

지난 8월 설립자 1심 선고 때 해당 조항도 불법 판정을 받았지만 대학 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1심 선고일 뿐이고 항소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확정 판결된 사안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 지난 3월 교육부가 설립자 부인인 박 모 총장 해임과 횡령 금액 회수 등 18개 사항에 대한 시정지시도 내렸지만 역시 묵묵부답입니다.

두 차례 이행 촉구서를 보낸 교육부는 대학 측이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입학정원을 동결하거나 신입생 모집을 정지시키는 등 행정제재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설민환·양현철,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