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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영철 "美, 정상 간 친분 내세워 연말 넘기려 한다면 망상"

北 김영철 "美, 정상 간 친분 내세워 연말 넘기려 한다면 망상"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까지 북한에서 대미협상을 맡아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 끌기를 하면서 이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대미 협상에서 제외했던 김영철을 다시 대미 메시지에 내세운 것은 이례적으로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김 부위원장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얼마 전 유엔총회에서 미국 대표는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조치를 걸고 들면서 미조 대화에 눈을 감고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느니, 북조선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FFVD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느니 하는 자극적인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유엔 제재결의 이행을 집요하게 강박하고 있으며 추종 국가들을 내세워 유엔총회에서 반(反)공화국 결의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미 전략사령관 지명자가 최근 의회 상원에서 북한을 '불량배국가'로 헐뜯었으며 미국 군부가 북한을 겨냥한 핵타격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제반 상황은 미국이 셈법 전환과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압살 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미관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관계 덕분이지만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 수 없으며 조미관계 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라며 "조미관계에서는 그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 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교전관계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나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벗도 없다는 외교적 명구가 영원한 적은 있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격언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조직으로 북한이 미국 등 미수교국, 또 남한과 관계 개선에 활용해온 창구입니다.

김영철은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이자 통전부장으로서 아태평화위 위원장을 겸임해 왔는데, 통전부장을 장금철에게 넘겨준 뒤에도 이 직책은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담화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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