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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살해범, 타이완서 자수 의사…홍콩과 충돌

<앵커>

20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는 범죄인 인도 법안의 철회를 요구하며 시작됐죠. 그 범죄인 인도 법안을 촉발시킨 여자친구 살해범이 최근 홍콩 교도소에서 석방됐는데, 살해범을 범행 장소인 타이완으로 보낼 것이냐, 그러니까 범죄인을 인도할 것이냐를 두고, 또 한다면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홍콩과 타이완 정부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성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2월 타이완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20살 찬퉁카이가 18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쳤습니다.

홍콩이 다른 지역에서 저지른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찬퉁카이는 여자친구 돈을 훔친 혐의로만 복역했습니다.

석방 직후 찬퉁카이는 피해자 가족과 홍콩 시민에게 허리 숙여 사죄했습니다.

그러면서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죗값을 치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찬퉁카이/살해범 :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타이완에서 재판을 받고 처벌을 받겠습니다.]

홍콩 정부가 범죄인 송환법을 추진한 것은 찬퉁카이를 타이완으로 인도해 살인죄 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홍콩 야권 인사들은 송환법이 반체제 인사를 중국 본토에 송환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반대해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습니다.

홍콩 정부는 찬퉁카이의 자수 의사에 따라 신병 인수를 타이완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처음에는 홍콩 정부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던 타이완 정부는 입장을 바꿔 경찰관들을 보내 찬퉁카이를 직접 데려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홍콩 정부가 타이완 경찰관이 집행하는 것은 홍콩의 사법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있어서, 자수 의사를 밝힌 찬퉁카이의 처벌 여부가 불투명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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