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회의'서 속전속결…편법까지 등장한 국회 예산 심사

소소위, 비공개 회의에 기록도 안 남겨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19.10.22 21:04 수정 2019.10.22 22: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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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은 513조 5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예산이 잘 짜인 건지 이제 국회가 심사하게 됩니다. 저희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2년 전부터 국회 예산 심사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 방법을 제안해왔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달라졌을지, 심영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2013년 1월 1일,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는 장면입니다.

법정 시한인 12월 2일을 한 달이나 넘겨서 새해 첫날 의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때까지 매년 되풀이된 풍경이었죠. 그런데 5년 전부터 '국회 선진화법' 덕분에 이런 풍경은 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예산 심사의 수준까지 선진화하지는 못했습니다.

예산 심사는 이런 절차로 진행이 되는데요, 이 중에서 예산을 깎거나 더 늘리는 심사는 여기 예산소위원회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집니다.

여기가 바로 그 예산소위원회 회의실입니다.

선진화법 시행 이후에 이 소위의 심사 기간이 계속 줄어들어서 지난해에는 단 아흐레에 불과했습니다.

여야가 매번 대립하기 때문에 예산 심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날들이 여전히 많은데 끝내는 날짜는 정해놨기 때문에 실제 예산 심사 기간이 줄어든 것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편법이 바로 '소소위'입니다.

소위원회의 소위원회, 즉 예산소위원회를 더욱 압축해서 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만 참여하는 별도의 논의체를 꾸린 것입니다.

사람 수가 적으니 예산 심사야 더 빨리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법에도 없는 임의 기구라서 회의를 공개하지도 않고 기록을 남기지도 않습니다.

한마디로 '밀실 회의'인 소소위에서 주요한 쟁점 예산 심사가 몰아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마부작침>이 지난해 예산심사 회의록 전체를 분석했더니 '소소위'에서 논의하자, 소소위로 넘기자는 말이 400번이나 등장했습니다.

국회는 국민 세금을 허투루 쓰진 않는지 정부를 견제, 감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엔 달라질 수 있을까요? 국회가 과연 제대로 잘하는지 저희도 꼼꼼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최혜영, CG : 송경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