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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요금 인상에 '불평등' 분노 폭발…칠레 시위 격화

지하철 요금 인상에 '불평등' 분노 폭발…칠레 시위 격화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발한 칠레 시위가 정부의 요금 인상 철회에도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더 번지고 있습니다.

시위가 칠레 전역으로 확산하고 화재에 따른 인명피해와 슈퍼마켓 약탈이 잇따르면서 수도 산티아고 외에 다른 지역에도 비상사태 선포와 야간 통행금지가 이어졌습니다.

칠레 정부는 현지 시간 19일에 이어 이틀째 산티아고에 야간 통행 금지령을 발령했습니다.

콘셉시온과 발파라이소에도 야간 통금이 적용됩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일 오전 산티아고에만 선포됐던 비상사태는 범위를 넓히며 안토파가스타, 발파라이소, 발디비아, 치얀, 탈카, 발파라이소, 테무코, 푼타아레나스로 확대됐습니다.

칠레에선 야간 통금도, 비상사태 선포도 지난 1973∼199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 이후 처음입니다.

안드레스 채드윅 내무장관은 폭력 사태와 공공기물 파손이 점차 심각해져 비상사태 선포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일 정부의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불붙은 시위지만,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요금 인상 취소 발표도 성난 민심을 달래진 못했습니다.

잦은 공공요금 인상과 소득 불균형 등으로 쌓였던 불만이 폭발하며 현 정부 경제정책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양상입니다.
지하철 요금 인상에 '불평등' 분노 폭발…칠레 시위 격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부가 군을 동원해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데 대한 반감도 쌓였습니다.

당국은 산티아고에만 1만 500여 명의 군인과 경찰을 배치했습니다.

군·경이 주요 도로를 순찰 중이지만 성난 군중은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치안 당국은 최루가스와 물포를 동원해 군중 집결을 막고 있습니다.

칠레 곳곳에서 시위대와 군경의 물리적 충돌은 물론, 건물 방화와 혼란을 틈탄 슈퍼마켓 약탈 등이 이어졌습니다.

월마트 칠레는 매장 6곳에 불이 나고 111곳이 털렸다며, 수도권 전역의 매장을 닫는다고 밝혔습니다.

줌보와 산타 이사벨, 토투스 등 다른 슈퍼마켓 체인들도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채드윅 장관은 최근 시위로 경찰관 62명과 민간인 1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인원도 1천500명을 넘어섰습니다.

채드윅 장관은 20일 하루에만 40여 건의 약탈을 포함, 70여 건의 사건이 벌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지하철 요금 인상에 '불평등' 분노 폭발…칠레 시위 격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상자도 속출했습니다.

산티아고에서는 지난 19일 슈퍼마켓에서 방화로 최소 3명이 숨진 데 이어 20일에도 의류 창고 화재로 5명이 숨졌다고 엘메르쿠리오가 전했습니다.

CNN 칠레는 행인 1명이 경찰차에 치여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위독한 부상자들도 있어 이번 소요 사태에 따른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칠레 보건장관은 도심지역에서만 32명이 입원했으며 이 중 10명은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지하철 운행이 사흘째 중단되고 버스 운행도 원활하지 않아 도시가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됐습니다.

평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240만 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은 지난 18일 이래 운행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칠레 교통당국은 21일부터 지하철 운행을 최소 1개 노선만이라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나머지 4개 노선까지 모두 가동되려면 적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 소요될 전망입니다.

85개 역과 시스템의 4분의 3 이상이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입니다.

공항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한 탓에 산티아고를 오가는 항공편의 취소도 잇따랐습니다.

산티아고행 항공편은 최소 2편 이상 비행 스케줄이 취소되거나 변경돼 1천400명 이상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21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수업도 중단됩니다.

외신과 칠레 언론의 사진 속엔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은행 현금입출금기나 주유소에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칠레 국회도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하철 요금 인상안을 백지화했습니다.

20일 밤 하원에선 지하철 요금 인상안을 삭제하는 안건이 찬성 103표 대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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