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1천 명, 북부 시리아서 철수 준비…일부는 이미 이동

북부 시리아에 있던 미군 1천 명이 현지시간 어제(13일) 기준으로 철수를 준비 중이며, 일부는 이미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어제 오전 방송된 CBS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부 시리아에서 1천 명의 미군을 가급적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북부 시리아의 아인 이사에 있던 소규모 미군 부대가 전초기지를 떠났다고 2명의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에 이동한 부대가 지난 7일 탈 아비아드와 라스 알-아인에서 50명의 병력이 철수한 데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한다고 전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어제 인터뷰에서 그제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상의했으며, 국가안보팀과의 토론 후에 대통령이 북부 시리아에서 군대 철수를 시작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에스퍼 장관은 시리아 전체가 아닌 북부 시리아에서의 철수라고 언급했으며, 구체적인 기간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터키의 북부 시리아 공격 의지가 너무 강해 이를 막지 못한 채 미군의 안전을 위해 일단 이 지역에서 철수를 지시했지만, 터키의 시리아 공격을 지지하진 않는다면서 경제 제재 엄포와 함께 공격 중단을 요구해 왔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군이 북부 시리아에서 터키와 쿠르드 간 대립이 격화하는 군대 사이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우리 군인을 죽거나 다치는 상황에 두길 원치 않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이 북부에서 터키를 반격하기 위해 시리아, 러시아와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CBS 사회자가 터키의 쿠르드에 대한 일부 조치를 전쟁범죄로 묘사하자 "그런 것 같다"고 동조한 뒤 "터키에 의해 초래된 매우 끔찍한 상황이다. 우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침략을 결정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어제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 들고 터키를 압박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가 군사작전 과정에서 인종·종교적 소수집단을 겨냥할 경우 터키 정부 당국자들을 응징할 새로운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모든 달러 거래 중단을 포함해 터키에 신속히 제재를 부과할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즉각 제재 부과를 통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들 제재가 소규모로 시작될 수 있겠지만, 터키의 경제를 파괴할 최대 압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또 미국 정부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느냐는 질문에 복잡한 상황이라면서도 미국이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고 터키에도 신속히 제재를 부과할 용의가 있음을 알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부 시리아에서 미군 병력 추가 철수는 이슬람국가, IS 격퇴전에서 미국을 도운 쿠르드를 배신하는 처사이자 IS의 재건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비판론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CBS는 "미군의 이동은 터키 정부에 선물이지만 수년간 미군과 함께 싸운 쿠르드에게는 냉혹한 배신"이라며 쿠르드는 물론 공화당 중진 의원들도 미군 철수가 정치적 상황이 변할 경우 미국이 동맹을 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