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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질하는데 '깔때기 술' 콸콸…여기가 대학 맞습니까

'다나까' 군대식 말투 · 얼차려까지…대학 군기문화 심각

<앵커>

한 국립대 체육관련학과에서 강압적인 군기 문화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나 있었던 일 아닌가 싶지만 선배가 후배에게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고, 거수경례와 신고식을 강요하고,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 욕설과 얼차려를 받아야 하는 식의 악습이 계속돼왔던 것입니다.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현장리포트 거침없이 간다, 강민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깔때기 모양으로 잘린 페트병을 입에 문 학생. 누군가가 그 위로 막걸리를 들이붓습니다.

돌아가며 받아 마시다 구역질까지 하는데도

[뭐야? 토했어?]

가혹행위는 계속됩니다.

[다음! (깔때기 입구를) 혀로 막아! 혀로 막으라니까!]
대학 군기 문화
지난 4월 국립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체육대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술을 주는 사람은 체육교육과 학생회장, 받아 마신 측은 1학년 신입생들입니다.

이외에도 암기 강요에 얼차려, 단체 오리걸음은 기본이고 거수경례와 함께 졸업 연도와 출신 학교, 이름을 외치면서 군대 전입신고 형태의 신고식도 합니다.

체육관으로 들어오는 중앙 통로입니다. 이번 일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1학년 학생들은 절대 이 통로를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이렇게 길을 돌아서 쪽문을 이용해야만 체육관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모든 말은 '다 나 까'로 끝내는 이른바 군대식 말투를 써야 했고,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속에서도 강요와 폭언은 넘쳐납니다.
군기문화
다른 학과에서도 알 만큼 공공연하게 벌어졌지만,

[국립경상대학교 학생 : 선배 보면 90도로 인사하면서, 반갑습니다, 형님. 전화받았습니다, 형님. 이러더라고요.]

대학 측은 익명 게시판에 폭로 글이 올라올 때까지 전혀 몰랐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 논의는 없고, 대안이라며 내놓은 규정 역시 자율과 권고라는 말뿐이어서 악습을 끊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오히려 다른 학과도 마찬가지라는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대학 도서관 앞에 있는 게시판입니다. 학내 군기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는데, 다른 학과에도 그런 악폐습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국립 경상대학교 재학생 : 미술대도 있고 뭐 체육교육과도 있고…. 은연중에 계속 있었던 건데 터질 게 지금 터졌다고 생각해요.]

전체 41개 국립대 가운데 학내 문화 개선을 담당할 인권센터를 설치한 대학은 13곳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군기문화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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