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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필요할 때 먹통 된 '스프링클러'…안내 방송도 없었다

<앵커>

어르신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면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뉴스는 저희도 그동안 여러 차례 전해드렸습니다. 지난해 159명의 사상자를 냈던 밀양 세종 병원 화재 이후 규정도 더 엄격해졌지만, 이번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이세영 기자가 여전한 문제점들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4년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불이 난 요양병원도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지만, 정작 필요할 때 먹통이었습니다.

[권용한/김포소방서장 : 왜 작동 안 했느냐는 경찰하고 같이 합동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화재에, 정전에 아수라장인 상황, 안내 방송도 없이 뒤늦은 비상경보만 울렸다고 합니다.

[요양병원 관계자 : (소방 벨도 안 울린 건가요?) 소방 벨은 나중에 울렸어요.]

신고 11분 만에 소방대원들이 도착했지만, 수십 명이 연기를 들이마신 뒤였습니다.

지난해 밀양 세종병원 참사도 신고 3분 만에 도착했지만, 참사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스스로 움직이기조차 어려운 고령의 환자들이 대다수라 긴급상황에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부터 모든 병원 스프링클러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되는 등 시설 보완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환자들을 어떻게 대피시키고 구조할지에 대한 훈련은 제대로 돼 있지 않습니다.

밀양 참사 직후 정부가 실정에 맞게 고치겠다고 한 의료기관 화재 안전 매뉴얼은 1년이 넘은 지금도 배포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과 환자 특성에 맞는 반복적인 대피 훈련이 최우선이라고 말합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요양병원을 사용하고 있는 층, 혹은 그 구역 내에서의 안전한 대피 경로 확보라든지, 대피 가능한 환자와 대피 가능하지 않은 환자를 과연 어떤 식으로 비상시에 구분해서 안전한 조치를 취할 건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또 이렇게 상가 건물 안에 요양병원이 있는 경우 방화문 등의 시설로 방화구획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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