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벨 없는 안심귀갓길…CCTV 설치도 지역마다 제각각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작성 2019.09.14 20:51 수정 2019.09.14 22: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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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여성들이 안심하지 못하는 귀갓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거침입 성범죄 사건을 막겠다고 정부는 CCTV, 비상벨 설치와 같은 대책들을 내놨는데 과연 이 대책들, 효과 있게 잘 진행되고 있는 건지 정말 안심하고 귀가해도 되는 대책들인 것인지 점검해봤습니다.

이어서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경기 수원의 한 원룸촌 골목길입니다.

여성 안심 귀갓길 인근이지만 지난해 이 근처에서 신림동 사건 같은 주거침입 성범죄가 일어났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이 지역 경찰서 관할에는 24곳의 여성 안심귀갓길이 있습니다.

CCTV, 비상벨 등 방범시설을 설치해 귀갓길 안전하게 만드는 게 안심귀갓길 취지지만, 정보공개 청구를 해보니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안심귀갓길이라는 표지판만 한 곳에 설치돼 있었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모든 여성 안심귀갓길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안심귀갓길 개수도 비슷하고 2030 1인 여성가구 숫자도 비슷한 강남구와 강서구.

하지만 안심 귀갓길에 설치된 CCTV 숫자는 강남구가 강서구보다 2배 넘게 많았습니다.

안심귀갓길에는 보통 CCTV와 함께 비상벨이 설치되는데, 이것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컸습니다.

중구에는 97가구당 비상벨 1개가 설치됐지만, 서대문구에서는 8배가 넘는 837가구당 비상벨 1개가 설치됐습니다.

보통 안심귀갓길은 관할 지구대가 정하는데 지구대 의지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경기 양주경찰서 고읍지구대가 지정한 여성안심귀갓길입니다.

1인 여성가구가 많이 사는 원룸촌 골목골목 사이를 안심귀갓길로 설정해 CCTV와 비상벨을 설치해놨습니다.

반면, 지난해 관할구역에서 주거침입 성범죄가 있었던 서울 성동구의 한 파출소는 역 앞 대로만 안심귀갓길로 지정했을 뿐, 뒷골목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정수미/30대 직장인 : 이렇게 밝고 (대로변에) 가까운 데 살면 참 좋은데 그런 데는 월세가 비싸잖아요.]

[윤정원/20대 대학생 : '가장 위협을 느끼는 데를 말씀해 보세요' 하면 지도에도 안 나오는 샛길(이거든요.) 전시행정이라고 하면 너무한가요?]

SBS 취재 결과 지난해와 올해 주거침입 성범죄 유죄판결이 내려진 사건 가운데 주소가 확인된 24곳 모두, 범죄가 발생한 골목길이 여전히 안심귀갓길로 지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지역의 안심귀갓길 방범시설 현황은 지금 SBS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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