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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피해 호소했더니 '시설 폐쇄'…갈 곳 잃은 장애인들

<앵커>

문제의 장애인시설은 현재 폐쇄절차를 밟고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이렇게 갑자기 갈 곳이 없어지면 새로 시설을 찾아야 하는 장애인과 가족들은 눈 앞이 캄캄해집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곧바로 대처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준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20대 발달장애 자녀를 둔 A 씨는 이번 인천 장애인 시설 사건으로 새 시설을 찾을 생각에 한숨만 나옵니다.

[A 씨/피해 부모 : 다른 주간보호센터 알아보기 위해서 이곳저곳 알아보고 있는데…내가 완전히 떠돌이 개처럼. 지금 장애인주간보호센터가 문을 닫는다 하면 직장을 그만두던가 둘이 진짜…이 세상을 끝내고 싶다는 그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성인 장애인을 맡길 수 있는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생계와 돌봄을 병행해야 하는 장애인 가족들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장애인주간보호 시설은 724개, 이용 중인 장애인은 1만 2천 명.

이 중 83%인 약 1만 명은 스스로 자립이 힘든 발달장애인들인데, 18만 명에 달하는 전국 성인 발달장애인 수에 비해 수용 인원이 턱없이 모자랍니다.

[B 씨/10년차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원장 : 저희도 (대기자가) 7명 있어요. 저희 정원이 12명이에요. 대기자가 있어서 더 받으면 좋겠지만…지금 2년, 3년 기다린 분도 있고요.]

시설 상당수는 민간에서 공간을 구하면 지자체가 인건비 등 보조금을 지급해 운영하는데 비싼 임대료와 주민들의 장애인 혐오 때문에 시작조차 쉽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설 한 곳이 사라지기라도 하면 말 그대로 '시설 찾기 대란'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김진홍/서울시장애인소규모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 인력하고 공간이에요. 그게 해결된 다음에 인권이나 환경 개선이 서구 유럽처럼 가야 되는 거죠.]

시설에서 가혹 행위를 당해도 섣불리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라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VJ : 노재민)

▶ "이상 행동 보이면 때려라"…장애인 시설 목사의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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