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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김애란, 17년 만의 첫 산문집 - '잊기 좋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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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203 : 김애란, 17년 만의 첫 산문집 - '잊기 좋은 이름'

'두근두근 내인생', '달려라 아비', '바깥은 여름', '비행운', '침이 고인다'를 좋아하시나요?
김애란 작가가 등단 17년 만에 처음으로 산문집을 펴냈습니다.

책을 읽다 문득 어떤 문장 앞에 멈추는 이유는 다양하다.
모르는 정보라. 아는 얘기라. 아는 얘긴데, 작가가 그 낯익은 서사의 껍질을 칼로 스윽 벤 뒤 끔찍하게 벌어진 틈 사이로 무언가 보여줘서. 그렇지만 완전히 다 보여주지는 않아서. 필요한 문장이라. 갖고 싶어서. 웃음이 터져. 미간에 생각이 고여. 그저 아름다워서. 그러다 나중엔 나조차 거기 왜 줄을 쳤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다.
- <잊기 좋은 이름> 中


김애란 작가의 문장 앞에 독자는 자주, 매우 자주, 멈추게 됩니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며 그러셨다면, 이번 산문집 역시 그러실 겁니다.
데뷔 이후 발표했던 산문을 모은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 나를 부른 이름, 2부, 너와 부른 이름, 3부 우릴 부른 이름. 지금의 김애란 작가를 키운 '팔할'인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부터 그녀가 사랑한 책 이야기, 사람들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기 아쉬워 아껴 읽게 되는 글들입니다.

저는 여전히 어떤 이름들을 잘 모르고
삶을 자주 오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언가 호명하려다
끝내 잘못 부른 이름도 적지 않고요.
이 책에는 그런 저의 한 시절과 무능 그리고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다 드물게 만난 눈부신 순간도요.
- <잊기 좋은 이름> 中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김애란 작가의 글에 밑줄을 치는 사이, 독자는 조금 더 나은 곳으로 안내받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해란 비슷한 크기와 경험과 감정을 포개는 게 아니라 치수 다른 옷을 입은 뒤 자기 몸의 크기를 다시 확인해보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중략)… 타인을 향한 상상력이란 게 포스트잇처럼 약한 접착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해도 우리가 그걸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 또한 거기에 있지 않을까. 그런 얇은 포스트잇의 찰나가 쌓여 두께와 무게가 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우리가 우리이기 전에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알려주는 말들. 그리하여 나와 똑같은 무게를 지닌 타자를 상상토록 돕는 말들을 생각했다.
<잊기 좋은 이름> 中


*낭독을 허락해주신 김애란 작가님과 출판사 열림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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