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복판서 위안부 피해자 추모 행사…곳곳 팽팽한 긴장감

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

작성 2019.08.14 20:31 수정 2019.08.14 22: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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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4일) 일본에서도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고,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자리가 있었습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한일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오늘 어떤 분위기에서 행사가 치러졌는지 현지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최재영 기자, 현재 실내에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있는 곳이 어딘가요?

<기자>

지금 제가 나와 있는 곳은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일본 도쿄에 있는 위안부 자료관입니다. 

특히 올해는 이곳에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공간이 이렇게 따로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과 할머니들의 증언이 담긴 자료들이 이렇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오늘 오전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도하는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열렸는데 이 자리를 가득 메운 많은 일본인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머리를 숙였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행사는 또 있었습니다. 

이 도쿄 시내에서는 1,400회를 맞은 수요 집회의 역사와 위안부 피해자들의 활동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이후에는 230여 명 정도가 도쿄 거리를 행진하면서 일본 정부는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사과와 배상을 하라고 외쳤습니다. 

일본 교토와 나고야에서도 위안부 피해 실상을 알리는 전단지 배포와 릴레이 토크 등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 일본 곳곳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집회와 거리 행진까지 이어지면서 과거를 반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이와는 정반대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도쿄 인근에서는 일본 극우 집단의 집회도 있었습니다. 

지금 한일관계를 대변하고 있는 그 현장을 제가 직접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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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일본 극우 집단의 혐한 시위 현장에 도착하니 집회 참가자가 먼저 취재진에게 반응했습니다.

한국 방송사 카메라를 알아보고 손짓을 하면서 도발적인 말을 이어갔습니다.

[우익 집회 참가자 : 안에 들어와서 인터뷰를 합시다. (경찰이 들어가지 못하게 합니다.) 밖에 찍었죠? 그러니까 안에도 찍어보라고…]

대화가 조금 길어지자 편파 방송하지 마라며 억지를 부렸습니다.

[당신들이 공평한 보도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첫인상은 예상대로였지만, 오늘 극우 집단의 시위 자체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원색적인 한국 비난 목소리만 난무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본 보수 우익단체의 헤이트 스피치(반한 혐오 발언)가 시작됐지만, 이런 헤이트 스피치를 반대하는 일본인들이 더 큰소리를 내고, 소음까지 내면서 제가 지금 바로 앞에 있지만, 극우 보수단체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수백 명일거라던 극우 보수 단체는 20명 남짓, 오히려 이들을 반대하는 일본인들이 약 200명 넘게 모였습니다.

[우 시즈요/반우익 집회 참가자 : (1년 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반우익 집회) 참가자들이 줄어든 건 아닙니다. 그리고 지난해 집회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사람들도 많아요.]

과격한 극우 집단의 목소리가 너무 커진 탓에 그동안 말없이 지켜보던 일본인들이 서서히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되는 현장이었습니다.

[유스케/반우익 집회 참가자 : 저는 일본인이지만, 중국·한국에도 친구들이 있는데 (극우집회를 보고 있으면) 굉장히 짜증이 납니다.]

그래도 집회 장소 여기저기서 지금의 한일관계를 대변하는 팽팽한 긴장감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취재를 하면서 만난 한 일본 시민운동가는 일본 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우 집단과의 갈등은 아베가 정권을 잡은 후 더 심해졌다면서 정부 주요 인사들이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김용우,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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