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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인데" 정전에 빗발친 항의…노후 변압기가 말썽

<앵커>

밤에도 더워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켰다 껐다 하며 잠 설치는 요즘인데, 어젯(4일)밤 몇몇 아파트 단지에는 전기가 끊겼습니다.

수천 세대가 큰 불편을 겪은 게 아파트 단지의 오래된 변압기 때문이라는데, 미리 손볼 수는 없었던 건지 제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저녁 경기 고양의 한 아파트 단지.

밤 9시도 안 됐는데 단지 전체에 불빛이라고는 없습니다.

단지의 2천400여 세대가 6시간 넘는 정전으로 새벽까지 극심한 불편을 겪었습니다.

[오현민/아파트 입주민 : 더워서 열대야인데 잠도 못 잘 것 같고. 냉장고 쪽이 제일 큰 문제인 거 같아요.]

갑작스러운 정전에 주민 항의도 빗발쳤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미리미리 점검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 아니에요.]

변압기는 10년 전쯤 교체해 문제가 없었지만 낡은 지하 전력 설비에 탈이 난 겁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 저희가 변압기 증설 공사를 하면서 전기시설은 안전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전기실은 환경이 좀 안 좋습니다.]

어젯밤 인천 간석동에서 아파트 4개 동 320여 세대가 정전된 것 역시 노후 설비가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한전 조사 결과 가구당 전력 사용량은 2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는데도 노후 변압기 용량은 여전히 수요의 3분의 1수준입니다.

아파트 전력 설비를 주민 자체 경비로 개선해야 하는데 돈 문제다 보니 조율이 쉽지 않은 겁니다.

또 재건축을 염두에 둔 주민과 그렇지 않은 주민 사이에 의견이 다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내 집이냐, 빌렸느냐에 따라서도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한여름 밤 정전사태는 풀기 쉽지 않은 해묵은 숙제로 남는 겁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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