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고자도 노조 가입"…노사 모두 반발한 이유

<앵커>

정부가 노동 관련 법안을 국제기준에 맞춰 바꾸기로 했습니다. 실업자나 해고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인데 노동자, 회사 모두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손형안 기자입니다.

<기자>

ILO 핵심협약을 비준받기 위해 정부는 모두 3가지의 개정안을 어제(30일) 입법 예고했습니다.

노조법과 공무원 노조법, 교원노조법인데 핵심은 실업자나 해고자도 노조에 가입하도록 하는 겁니다.

[박화진/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 : 법 개정을 통해서 바뀌는 부분은 실업자·해고자도 기업별 노조의 조합원으로서 가입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직 교사가 가입하는 바람에 법외노조로 남았던 전교조는 노조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됩니다.

또 공무원노조의 경우 일부 업무를 제외한 5급 이상 공무원이나 소방공무원도 노조원으로 가입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와 사용자 모두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정부 안에 들어 있는 노조의 사업장 점거 금지 항목이나 단체협상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린다는 내용 등이 국제적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노동 개악이라고 주장합니다.

경영계 역시 실업자와 해고자가 노조에 가입하면 노조의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행동권이 강화돼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정부는 9월 정기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지만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상황에서 EU와도 무역 분쟁이 시작될 경우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하는데 이번 입법 예고의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