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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차기 IMF 총재 단일후보 내기로…프랑스가 논의 주도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인선과 관련해 유럽국가들이 유럽 단일후보를 내세워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유럽에서는 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자리를 옮기면 그동안의 국제적인 불문율을 뒤엎고 비유럽 출신 IMF 총재가 배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상태다.

주요 7개국(G7) 중 유럽국가인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의 재무장관들은 17∼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샹티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담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고 IMF 차기 총재 인선 문제를 논의했다.

한 유럽국가의 고위 관리는 "우리는 한 명의 유럽인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여러 이름이 비공식으로 거론됐지만 후보 리스트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공영 AFP통신이 18일 전했다.

유럽 4개국 재무장관들은 아울러 유럽에서 차기 IMF 총재직에 적합한 인물을 추려 단일후보를 내세우는 작업을 올해 G7 의장국인 프랑스의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르메르 장관은 G7 의장국 재무장관일 뿐 아니라 이미 IMF 차기 총재직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 유럽을 대표해 이번 인선을 객관적·중립적으로 이끌어가기에 적임자로 꼽혔다.

르메르 장관은 이와 관련해 "조만간 입장을 조율해 이달 말까지 한 명의 후보에 대한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에서 IMF 총재 후보 물망에 오르는 사람은 영국에서는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와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이 있다.

스페인의 나디아 칼비노 재무장관, 네덜란드의 예룬 데이셀블룸 전 재무장관, 불가리아 출신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 이탈리아 출신인 마리오 드라기 현 ECB 총재, 프랑스 출신인 브누아 쾨르 ECB 이사, 옌스 바이트만 독일연방은행 총재 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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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차기 ECB 총재로 확정돼 오는 9월 12일 IMF 총재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프랑스 출신인 라가르드는 프랑스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다.

유럽국가들이 IMF 총재 인선에 단일 후보를 내세우기로 합의한 것은 IMF 총재 자리를 비(非)유럽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의 핵심 기둥이었던 IMF와 세계은행은 유럽과 미국이 합의한 불문율에 따라 각각 유럽과 미국이 총재직을 분점해왔다.

이로 인해 IMF의 역대 11명의 총재는 모두 유럽에서 배출됐다.

그러나 최근 국제경제무대에서 유럽의 위상이 계속 추락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유럽이 IMF 총재 자리를 미국 또는 미국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에 있는 아시아, 특히 일본이나 중남미에 빼앗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특히 2차대전 이후 대서양 동맹으로 굳게 묶인 유럽과 미국의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곳곳에서 균열이 일면서 IMF 총재직을 비유럽에서 낚아챌 수 있다는 우려가 유럽에서는 매우 커진 상태다.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이날 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유럽인이 IMF 총재가 되는 관행이 "공식적인 정책은 아니다"라면서 미묘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유럽이 IMF 총재직을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좀 더 우세한 편이다.

최근 미국 출신인 데이비드 맬패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 이후 유럽의 지지를 받아 세계은행 총재가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미국과 유럽의 양분 구도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우리는 맬패스 총재에 대한 세계의 지지에 감사하다"면서 "(IMF 총재 인선 과정에서) 유럽과 일본, 그 외 다른 나라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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