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찌꺼기를 브랜드로…농촌 마을 살린 '레몬 돼지'

유성재 기자 venia@sbs.co.kr

작성 2019.07.16 12:50 수정 2019.07.16 13: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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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의 에히메현, 세토 내해의 섬 가운데 하나인 이와기지마는 시코쿠 서부지역과 본토를 잇는 연륙교가 비껴가는 작은 섬입니다.

섬의 특산물은 초록 레몬인데, 겨울에도 해수 온도가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온난한 기후를 이용해 섬 농가들이 70년대부터 주력 작물로 키워 왔습니다.

재배 품종을 다변화해 사계절 내내 재배할 수 있어 농가 소득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초록 레몬이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유통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최종 소매상까지 노랗게 익지 않고 초록색인 채로 공급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생산된 레몬의 절반은 수확한 그대로 포장돼 도시로 출하되고, 나머지 절반은 즙을 짜거나 갈아서 가공 식품을 만드는데, 산업 폐기물로 분류되는 레몬 찌꺼기 처리가 큰 문제였습니다.

처음에는 밭에 폐기한 뒤 나중에 비료로 썼지만 시간이 걸리고 농지도 한정돼 있어 농가들의 고민이 컸습니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부터 레몬 찌꺼기를 섬 안의 양돈장에 사료로 제공하면서 처리에 숨통이 트였습니다.

레몬 사료를 먹은 돼지는 '레몬 포크'로 상표 등록해 자체 브랜드로 키우고, 돼지의 배설물은 다시 레몬 농장의 비료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지역 농가들은 초록 레몬을 특산물로 키워내면서도 골칫거리였던 폐기물을 남기지 않는 효과적인 순환 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오모토/이와기 물산센터 집행임원 : 경비가 없어지는 거죠. 처리 비용이 0엔이 되었습니다. (레몬 찌꺼기를) 그냥 가져가기만 하면 되니까요.]

지역 농가들이 서로 가진 것으로 부족한 것을 채우는 자발적인 상생 시스템이 농촌 부흥의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