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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사] 정유정 신작 '진이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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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82 : 정유정 신작 '진이 지니'

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3년 만에 신작을 출간한 정유정 작가의 <진이, 지니>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정유정 작가는 <7년의 밤>, <28>, <종의 기원>등을 펴내며 꾸준히 대중적인 인기작들을 발표해온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주인공인 진이는 킨샤사의 한 상점에서 철창에 갇혀있는 보노보를 만나게 됩니다. 동물과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진이는 이내 보노보와 교감하는 듯했지만, 결국 구출하지 못하고 귀국하게 되는 이야기로 글은 시작됩니다. 진이가 유인원 책임사육사로서 마지막 출근을 하던 날, 스승 장 교수와 함께 침팬지를 구조하러 가게 됩니다. 그러나 도착한 곳에는 침팬지가 아닌 보노보가 있었고, 마취총에 맞은 보노보는 진이의 품에 안긴 채 차에 오르게 됩니다. 보노보를 데리고 돌아오는 길, 장 교수의 제안으로 보노보에게 '지니'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됩니다.

그때, 갑자기 도로 뛰어든 고라니를 피하려다 사고가 나게 되고, 진이의 영혼이 지니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때마침 민주는 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지니의 몸을 한 진이는 민주를 만나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진이는 지니의 램프 속에서 지니의 과거를 보게 되고, 과거 킨샤사에서 구해주지 못한 보노보가 '지니'임을 깨닫게 됩니다. 진이와 지니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사흘, 과연 진이는 자신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진이, 지니>의 소개말, "따스하고, 다정하고, 뭉클하다"에서 볼 수 있다시피 정유정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를 선보였습니다. 전작들에서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들춰내 고도의 긴장감과 극한의 서스펜스를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판타지 장르를 차용하여 상대적으로 덜 하드보일드한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정유정 작가는 '말도 안 되는 사흘 동안의 이야기'를 '생의 가장 치열했던 사흘 동안의 이야기'로 풀어나갔습니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안고 가지만, 무겁거나 우울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 진이와 지니의 연결, 죽음을 눈앞에 둔 한 인간의 선택, 삶의 마지막 희망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판타지적인 요소와 현실적인 요소를 적절히 섞어 풀어나갔습니다.

정유정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책의 주인공의 육체적 존재가 될 '누군가'는 인간이어서도, 인간과 너무 다른 존재여서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그 '누군가'는 보노보였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보노보는 생소한 생물체일 수 있지만, 보노보의 DNA는 인간과 98.7퍼센트 일치하고, 인간의 공감 능력, 감정,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삶을 주장할 수 있는 존재이면서, 인간이 아닌 존재, 이것이 진이의 또 다른 몸이 되어줄 '누군가'가 원숭이, 침팬지가 아닌 보노보여야만 하는 이유일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인 듯, 인간 아닌, 인간 같은 보노보 지니의 삶엔 "선택"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지니는 지금껏 인간에 의해 조종되어진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쩌면 지니 뿐 아니라 다른 많은 동물, 또는 다른 사람들도 누군가의 이기심으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정해진 대로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책에서 진이는 과거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 또 지니의 삶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지만, 과연 우리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정유정 작가의 전 작들과 비교하자면, <진이, 지니>는 분명 쉽게 읽히는 책이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여러 가지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마냥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책인 것 같습니다.

(글: 인턴 김성은,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라미, 안군, 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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