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차기 집행위원장에 폰데어라이엔…첫 여성 '행정부 수반'

유럽연합 정상회의는 유럽연합 행정부 수반 격인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을 추천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 정상회의는 또 유럽연합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를, 유로존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 총재로는 프랑스 출신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를 내정했습니다.

유럽연합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현지 시간으로 어제 브뤼셀에서 임시 정상회의를 열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차기 집행위원장자리에 폰데어라이엔이 기권 한 명을 제외하고 거의 만장일치로 선출됐다"며 "기권표를 던진 사람은 나"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폰데어라이엔 후보는 이달 중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유럽의회 의원 751명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받으면 장클로드 융커 현 집행위원장의 뒤를 이어 오는 11월 1일 유럽연합 역사상 첫 여성 집행위원장에 오르게 됩니다.

폰데어라이엔 후보는 집행위원장에 취임하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중국과의 무역갈등, 기후변화, 이민문제, 포퓰리즘 등 산적한 현안에 직면하게 됩니다.

또 폰데어아이엔 장관과 함께 라가르드 IMF 총재가 유럽중앙은행 총재에 공식 취임하면 유럽연합은 5대 핵심 보직 가운데 두 자리를 여성으로 채우게 됩니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이어 도날트 투스크 현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 후임으로는 미셸 벨기에 총리를, 유럽연합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에는 호세프 보렐 전 스페인 외교장관을 각각 내정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과 라가르드는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국민당 그룹 소속이고, 미셸은 제3당인 '리뉴 유럽' 그룹 인사이며, 보렐은 제2당인 사회당 그룹 소속입니다.

앞서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국민당의 만프레드 베버 의원을 집행위원장 후보로 적극적으로 지지한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에 반대해 두 사람은 집행위원장 자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출신으로 지난 14년간 메르켈 내각에서 일해온 폰데어라이엔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를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유럽연합 내 두 핵심인물 간 화해카드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유럽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은 전반기에는 사회당 인사에게, 후반기엔 유럽국민당의 베버 의원에게 맡기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