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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월 前 '보성 소방헬기 추락'…"규정보다 긴 물주머니가 원인"

19개월 前 '보성 소방헬기 추락'…"규정보다 긴 물주머니가 원인"
1년 7개월 전 조종사 1명이 숨진 전남 보성의 소방헬기 추락 사고는 규정보다 긴 화재 진화용 물주머니를 매달고 비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규정보다 긴 빈 물주머니가 비행 중 뒤로 펴지면서 꼬리 회전날개를 쳐 날개가 떨어져 나가 조종능력을 상실한 것이 추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25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항공기 사고 조사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2017년 11월 16일 오후 4시 35분께 민간업체 에어로피스사 소속 헬기(HL9170)가 전남 보성군에 있는 벌교 이착륙장을 떠났습니다.

이 헬기는 전남 화순군 유천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물주머니를 매달고 이륙했습니다.

이륙 5분 뒤 이 헬기는 벌교읍 고읍리 상공 약 150∼200m에서 꼬리 회전날개가 떨어진 채 10여 차례 비정상 회전을 거듭하다 결국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조종사 A(63)씨가 숨지고 헬기가 크게 파손됐습니다.

사고 헬기는 보성·고흥·화순군이 산림화재 감시용으로 공동임차한 것으로, 이날도 산불 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길에 변을 당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사고가 헬기·물주머니 사용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결론냈습니다.

'헬기 매뉴얼'이 외부화물의 꼬리 회전날개 충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고 '물주머니 서비스 매뉴얼' 역시 빈 물주머니가 꼬리 회전날개까지 올라갈 수 있는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이런 경고를 따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조사위 측정 결과 사고 헬기 동체에 화물을 묶는 인양 고리부터 꼬리 회전날개까지 길이는 530㎝로 조사됐습니다.

매뉴얼대로라면 물주머니는 이보다 최소 6인치(15.2㎝) 이상 짧아야 합니다.

하지만, 물주머니의 길이는 612㎝였고, 추가연결고리(13㎝) 길이까지 합하면 총 길이는 625㎝에 달했습니다.

규정보다 1m 이상 긴 물주머니를 사용하다 이 물주머니가 뒤로 펴지면서 꼬리 회전날개를 때려, 회전날개가 떨어지면서 조종 불능 상태를 맞은 것으로 조사위는 판단했습니다.

조사위는 떨어진 꼬리 회전날개 표면에 도포된 페인트 조각을 물주머니에서 수거한 페인트 조각과 정밀 비교해 색상, 재질, 원소 등 성분 같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조사위는 "사고 당시는 맑은 날씨였고 바람도 약해 비행에 영향을 줄 만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헬기 물주머니가 꼬리 회전날개를 타격하게 된 것은 규정보다 긴 물주머니를 달고 산불현장으로 비행하던 중 조종사가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철새와 같은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조종간을 급격하게 조작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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