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6월 18일 플로리다서 재선 출정식…美 대선 레이스 개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8일 플로리다에서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24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어 차츰 열기가 고조되는 민주당의 경선 레이스와 맞물려 내년 11월 초까지 장장 16개월여에 걸친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막을 올리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어제(31일) 트위터 계정에서 "나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와 함께 6월 18일 플로리다 올랜도의 2만 석 규모 암웨이센터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올라 2만 지지자들과 함께 초대형 대선 출정식을 열고 선거운동에 본격 착수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유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출마는 기정사실로 돼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년을 갓 넘긴 지난해 2월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으며, 2016년 대선 캠프에서 디지털 고문을 맡았던 브래드 파스칼을 재선 캠프를 총괄하는 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재선 가도를 일찌감치 준비해왔습니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는 재선 슬로건도 이미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 지원 유세에서 그의 1차 대선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대해 "내가 이미 달성했기 때문에 더는 그것을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 새 슬로건을 내놓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뉴욕 맨해튼 트럼프 타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6월 16일을 재선 출마 'D-데이'로 염두에 뒀으나, 이 날이 '아버지의 날'과 겹쳐 날짜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 공식 발표 날짜와 장소는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민주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민주당이 6월 26~27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한 대선 경선 후보들의 첫 TV 토론을 개최하는데 앞서 기선을 제압하고 민주당으로 시선이 쏠리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입니다.

특히 내년 대선의 최대 승부처가 될 플로리다를 결코 민주당에 내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플로리다에는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 538명 중 캘리포니아 55명, 텍사스 38명에 이어 뉴욕과 함께 세 번째로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습니다.

그러나 역대 대선에서 공화, 민주 양당이 초박빙의 승부를 펼친 대표적인 경합주여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플로리다의 현재 민심도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 중 누구에게도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이 지난 16~19일 플로리다 거주 등록 유권자 1천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0%포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나란히 50%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민주당은 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수'를 뺏기게 됐지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1차 TV 토론의 흥행몰이를 앞세워, 4년 전 빼앗긴 플로리다를 내년에는 반드시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중앙당 격인 민주당 전국위원회 톰 페레즈 위원장은 지난 3월 TV 토론 일정과 장소를 확정하면서 "플로리다 유권자들에게 훌륭한 후보를 보여줄 기회를 갖게 돼 아주 흥분된다"고 말했습니다.

1차 토론 무대에는 24명의 후보 가운데 사전에 '컷'을 통과한 후보들만 오를 수 있습니다.

3차례에 걸친 여론조사에서 1%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거나, 개인 후원자 규모가 최소 6만 5천 명 이상이어야 참가 자격을 얻습니다.

아직 컷 통과 후보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은 2차 토론부터는 참가 자격을 더욱 엄격히 제한해 후보를 더 압축할 계획입니다.

민주당은 내년 11월 대선에 출마할 최종후보를 선출하기 전까지 모두 12차례 TV 토론을 연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