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재파일] 대한체육회, '평창'으로 801억 원 벌었다

권종오 기자 kjo@sbs.co.kr

작성 2019.05.31 09:44 수정 2019.05.31 10:02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단독][취재파일] 대한체육회, 평창으로 801억 원 벌었다
대한체육회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로 총 801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최종 정산이 끝난 결과 대한체육회가 현금 590억 원, 현물 211억 원 등 모두 801억 원을 받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흑자 규모 619억 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어서 한마디로 대한체육회가 평창올림픽으로 '대박'을 터뜨린 셈이 됐습니다.

그럼 대한체육회는 왜 평창 조직위원회로부터 이런 거액을 받게 됐을까요?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7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이로부터 한 달 뒤인 2011년 8월 평창 조직위원회와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 협약'(Joint Marketing Program Agreement, 약칭 JMPA)을 비밀리에 맺었습니다. 대한체육회가 보유한 국가대표 초상권, 지적재산권, 휘장 사용권 등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모든 마케팅 권리를 평창 조직위원회에 양도한 것입니다.

대한체육회는 마케팅 권리를 넘겨주는 대가로 평창 조직위원회의 전체 스폰서 유치 금액의 9.28%를 받기로 계약했습니다. 애초 평창 조직위의 목표액은 8,500억 원이기 때문에 9.28%는 약 788억 원입니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현금과 현물을 합쳐 788억 원 정도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고 특히 현금을 500억 원 이상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평창올림픽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하지만 평창 조직위원회의 마케팅은 지지부진하기만 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현금 지원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자의반, 타의반'으로 후원 계약을 하긴 했지만 대부분 현물을 제공했습니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올림픽 개막 1년을 앞두고도 이례적으로 국내 은행을 '로컬 스폰서'로 유치하지 못한 것입니다. 은행은 업체의 성격상 후원 계약을 맺을 경우 현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평창 조직위는 2012년부터 500억 원 이상을 후원할 국내 은행을 물색해왔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금액을 200억 원대로 낮췄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사정이 어렵게 되자 대한체육회에서는 "당장 필요한 것은 현금이다. 현금이 없어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눈치를 늘 봐야 하는 게 자체 예산이 부족해서 그런 것 아닌가?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현금 200억 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대한체육회가 직접 마케팅을 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든다" 는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반전의 계기는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의 출범이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9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마케팅 부족으로 2천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자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가 전방위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공기업과 사기업에서 후원이 답지하기 시작하며 평창 조직위는 원래 목표인 8,500억 원을 뛰어넘는 8,632억 원의 마케팅 수익을 확보해 올림픽 성공 개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 8,632억 원의 9.28%가 바로 801억 원입니다.
대한체육회이제 남은 문제는 대한체육회가 평창 조직위로부터 받은 801억 원이란 거금을 앞으로 어떻게 쓰느냐는 것입니다. 현물로 받은 211억 원의 용도는 대부분 결정됐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강원도 평창에 위치했던 평창 동계올림픽 주사무소입니다. 이 사무소는 약 74억 원 정도인데 대한체육회는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이 건물을 동계 종목 훈련센터로 탈바꿈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현금 590억 원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생긴 돈이기 때문에 당연히 동계 종목 육성에 쓰는 게 맡지만 이것 외에도 예산 지원이 필요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동계 스포츠에만 전액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전반적인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인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