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토크] 들꽃도 휴식이 필요한지 산책로 의자에서 쉬고 있다

정성화 기자 hwa@sbs.co.kr

작성 2019.05.27 16: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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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의자 위로 들꽃이 고개를 삐죽 내밀었습니다. 그 모양이 특이해 휴대폰으로 영상과 사진 몇 컷을 찍었습니다.

들꽃은 아무 이유 없이 저 자리에 피어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힘껏 꽃망울을 터트리느라 고단하여 산책로 의자에 앉아 쉬는 듯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쉴 공간을 차지한 건방진 들꽃을 뽑아버려 풀숲 아무렇게나 버릴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도 세상살이를 하면서 어딘가에서는 뽑히고 또 꺾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저 들꽃에게 괜히 미안해졌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사는 세상살이는 타인으로부터 무언가를 빼앗는 과정의 연속일지도 모릅니다. 성적, 입시, 취직, 진급, 출세 등이 선의의 경쟁으로 포장되어 약자들을 누르고 이기면서 배려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산책로 의자 위에 생뚱맞게 핀 개망초 꽃을 보면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상상해보게 되었습니다.
들꽃도 휴식이 필요한지 산책로 의자에서 쉬고 있다.
나도 그 옆에 엉덩이를 내려 잠시 쉬었다.
건방진 이 꽃을 꺾어 사람의 존귀함을 가르쳐 줄까 생각했지만
나도 어딘가에서 꺾임을 당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니까
어릴 적 수많이 꺾었던 개망초에게 괜스레 미안해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