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만 원 이자 소송에 대형로펌 선임…정부·은행 총력 대응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작성 2019.05.21 20:21 수정 2019.05.23 21: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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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은 전직 은행 직원의 내부 고발로 저희도 취재를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면 그때라도 바로 잡았어야 하는데 과거 정부는 오히려 숨기기 바빴습니다. 못 받은 이자 달라고 민원이 제기되면 대형 로펌 변호사를 고용해서 일이 커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김민정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국민은행 전직 직원인 A 씨는 지난 2011년 8월 청약 저축 담당 부서에 큰일이 터졌다고 기억했습니다.

당시 한 고객이 청약 저축을 해지하면서 덜 준 이자를 달라고 민원을 낸 겁니다.

"은행 측은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정부 규칙을 살폈는데 이자를 더 주는 게 맞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건교부에 이를 보고한 뒤 상황이 급변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민원인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소송으로 적극 대응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A 씨는 밝혔습니다.

이자 환급 지시가 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무마 지시가 내려왔다는 겁니다.

민원인이 소액심판을 신청해 승소한 상태였지만, 국민은행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며 총력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135만 원이 걸린 재판에 국내 대형 로펌 2곳을 연달아 선임했고 정부도 소송 보조참가인으로 가세했습니다.

[김흥진/국토부 주택정책관 : 국민주택기금에 손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대응을 하도록 했습니다.]

2년여의 소송, 1심은 민원인이 이겼지만, 2심은 국민은행이 승소했고 최종심도 이대로 확정됐습니다.

항소심은 새로 바뀐 이자율 연 4.5%에 대해 민원인이 오랫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이를 기준으로 대출을 받은 만큼 4.5%를 받는데 묵시적 합의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2006년 규칙 개정 이전 가입자에게 최고 6%인 종전 이자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은 1심과 2심 모두 같았습니다.

2심 진행 막바지 정부는 문제가 된 규칙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가입자에게 잘못을 알리고 고칠 기회가 있었는데, 총력 법정 대응을 펼친 끝에 사건을 종결시켰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최지원·이준호,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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