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지원' 앞두고 돌연사…못다 이룬 집배원의 꿈

엄민재 기자 happymj@sbs.co.kr

작성 2019.05.15 21:02 수정 2019.05.15 22: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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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30대 집배원의 사연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몇 달 뒤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그동안 고된 일을 버텨올 수 있었는데, 정성스레 준비해온 정규직 지원 서류를 끝내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집배원 이은장 씨의 책상에는 각종 연고와 파스, 강도 높은 육체노동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숨지기 전까지 책상에 놓여 있던 정규직 임용 체크리스트.

하나하나 확인하며 증명서를 법원에서 받아야 하는지, 경찰서에 가야 하는지도 직접 써놓고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서류를 모두 챙긴 그는 정규직 집배원 지원서를 작성했고 어제(14일) 날짜로 이은장 이름 세 글자와 서명을 했습니다.

오는 7월에는 정규직이 될 거라는 기대가 가득했지만, 제출 서류에 써놓은 날짜는 그의 발인 날이 됐습니다.

[이재홍/숨진 집배원 형 : (정규직이) 될 것 같다고 거의 확실시 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거의 순서대로 되는 것처럼 얘기를….]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그제 아침, 여느 때처럼 밤늦게 퇴근한 것을 안타까워한 엄마는 아들을 차마 깨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재홍/숨진 집배원 형 : 어머니께서 아침에 일어나셔서 7시에 깨우러 갔는데 자고 있더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9시에 출근하나 하고 내버려뒀었어요.]

이 씨가 퇴근 때 챙겨온 집배원 조끼 주머니에는 택배 거스름돈으로 줄 동전도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행복과 기쁨을 배달하는 집배원이 되겠다" 이 씨가 정규직 응시원서에 쓴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VJ : 정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