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0대 우체국 집배원이 집에서 잠을 자다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집배원들의 고된 노동환경을 두고 정부가 대책까지 마련했지만, 실천까지는 이어지지는 못했고 이런 안타까운 죽음이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찬근 기자입니다.
<기자>
전날 밤 9시를 넘어 퇴근해 "피곤해서 자겠다"며 잠자리에 들었던 공주우체국 집배원 36살 이은장 씨, 결국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돌연사한 이 씨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됩니다.
[이재홍/숨진 집배원 형 : (동생이) 힘들다는 얘기는 많이 했었죠. 비정규직 자체가 다 힘들게 일하고 있잖아요. 점심시간도 없이. 오늘 다 배송을 하려면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쉴 새 없이 해야지….]
2016년 2월부터 무기 계약직으로 일했던 이 씨의 수입은 밥 먹을 시간도 줄이면서 일해도 월 180만 원 정도였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남의 일 같았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파악한 집배원들의 1년 업무 시간은 평균 2,745시간입니다.
국내 평균 근무 시간보다 504시간이나 더 길고, 1년에 63일 더 일하는 셈입니다.
이 씨가 숨지기 전날에도 의정부와 보령에서 일하던 우체국 집배원 2명이 심장 마비 등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올해 집배원을 1,000명 늘릴 계획이었지만 예산 문제로 1명도 더 고용하지 못했습니다.
[류일광/우정사업본부 우편집배과장 : 증원을 위한 국회 예산 확보, 그게 무산이 됐고 작년에 큰 적자를 봤고 올해도 적자폭이 좀 크게 예상이 돼가지고 집배인력을 충원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경영 여건이 나아질 조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만큼, 우편 요금을 인상하는 등 대책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