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지도부 '퇴진론'에 반격…손학규 "해당 행위 징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지도부 총사퇴론'을 제기한 당원들을 징계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분열 조짐을 보이는 바른미래당의 갈등 양상이 더욱 격화되고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오늘(3일)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전·현직 지역위원장들이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 출범'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근거 없는 소문을 사실인 것처럼 유포해서는 안 된다"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손 대표는 이들의 촉구에 대해 "당헌·당규를 정면으로 위반할 뿐 아니라 계파 패권주의를 부활하겠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여 비판했습니다.

손 대표는 특히 "이런 해당 행위를 계속하는 당원은 징계절차에 따라 조치하겠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손 대표가 당무 정상화를 위해 지난 1일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한 데 이어 지도부 동반 퇴진을 주장하는 일부 당원들에 대해 '해당 행위'라며 징계 카드까지 꺼내 든 겁니다.

손 대표가 4·3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제기된 자신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 징계 여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런 조치는 당 지도부가 패스트트랙 국면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사퇴론을 '자강론'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굳힌 걸로 풀이됩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오늘 회의에서 "내년 총선 때 3번 달고 출마하겠다는 결기를 가져야 한다. 자강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어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문병호 최고위원은 "한 달 이상 숙식하며 선거를 지원한 손 대표가 무슨 죄냐"며 "당 지지도 하락의 근본적 책임은 안철수, 유승민에 있다"며 지도부 옹호에 나섰습니다.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지도부와 바른정당 출신 유승민계·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바른미래당 대표를 지낸 유승민 의원은 앞서 어제 경희대 강연에서 "지도부가 사퇴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에서 제가 할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하겠다"며 "많은 분이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을 모으고 있는 중이며 지도부가 머지않아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며 지도부를 압박했습니다.

유 의원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진짜 변화와 혁신 통해서 개혁 보수로 거듭 태어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면 전 오늘이라도 당장 합칠 수 있다"며 "그게 없으면 합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며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비판했습니다.

손 대표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정당에 갈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의 위치를 부정하는 말"이라고 했고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과의 통합이나 연대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손 대표는 또 '여권으로부터 국무총리직을 약속받고 패스트트랙 지정을 강행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손학규를 제대로 봐야 한다. 내가 무슨 총리 같은 걸 하겠나"라며 일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