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폐지' 위기 처한 유망기업…대표 욕심이 만든 몰락

고정현 기자 yd@sbs.co.kr

작성 2019.04.29 21:14 수정 2019.04.29 21: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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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해온 건실했던 중소기업이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습니다. 경영진들이 허위 공시로 수백억 원을 끌어모으고 그 돈을 빼돌린 건데요, 애꿎은 투자자와 회사 직원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고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자동 초점 조절과 손 떨림 보정 기능을 갖춘 특허 기술로 삼성전자 등에 휴대전화 카메라 부품을 납품해온 중소기업 A사.

부품 판매 1억 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년 반 만에 700억 원대 자본은 87%까지 잠식당했고 급기야 코스닥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습니다.

유망기업이 급격히 몰락한 건 전·현직 대표의 욕심 탓이었습니다.

대기업 연구원 출신으로 10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류 모 전 대표는 대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2016년 퇴출 위기에 처하자 경영권을 지키겠다며 불법행위를 선택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허위 공시로 투자자 400여 명에게 200억 원을 끌어모은 뒤 이 돈으로 주식을 사들였다는 겁니다.

[김형록/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 '헬스케어 사업투자' 이런 식으로 실제와 다른 '일종의 신규 사업에 진출한다'라는 내용의 사실과 다른 공시를 하였습니다.]

허위 공시 등 불법 경영으로 처벌될 위기에 처하자 류 씨가 내린 결론은 '먹튀'였습니다.

자본 한 푼 없는 엉터리 M&A 업자 곽 모 씨에게 경영권과 주식을 헐값에 팔아넘겼습니다.

인수대금은 명목상 130억 원에 달했지만 실제 류 씨에게 간 돈은 30억 원뿐, 100억 원은 다시 곽 씨가 받아 빚을 돌려막는 데 썼습니다.

이후 곽 씨 역시 허위 공시로 투자금 100억 원을 끌어모아 개인적으로 빼돌렸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와 직원에게 돌아갔습니다.

[A사 직원 : 힘들다 보니까 지금 저희가 회생절차 들어가고 있고요. 저희 남아 있는 사람들 다 회사 살리자고 이렇게 남아 있는데….]

주당 6,000원까지 올랐던 A사 주식은 2년 반 만에 800원대로 고꾸라지고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A사 주식 투자자 : 삼성전자 주요 벤더고 그래서 주식을 취득하게 된 겁니다. 만약에 상장폐지가 되거나 (하면) 최소 70~80% 손실을….]

검찰은 허위 공시로 투자금을 모아 빼돌린 혐의로 류 씨와 곽 씨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