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앉은 북러 정상…푸틴 "비핵화 위해 北 체재보장 해야"

<앵커>

8년 만에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와 함께 체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통해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25일) 처음 만난 북러 정상, 3시간 15분가량 테이블에 마주 앉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당사자들이 상대방의 이해를 존중할 때에만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체제 보장을 언급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핵 문제로 인한 갈등과 위협을 줄인다는 데 북한 지도자들도 인식을 같이 한다는 느낌입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안전보장에 대해 우리 모두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러 철도 연결뿐 아니라 가스관 건설 사업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는 차분하고도 대결적이지 않은 해법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통해 우회적으로 대미 메시지를 내놓은 셈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같이 조선반도의 정치를 평가하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또 앞으로 공동으로 조정 연구해나가는데 아주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블라디보스토크 곳곳을 방문할 걸로 예상되는데, 푸틴 대통령이 기회가 될 때마다 각국 정상에 소개했던 '연해주 해양관' 시찰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곳은 매주 월요일이 정기 휴관일인데, 금요일인 오늘 하루 관람객들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문했던 태평양함대 사령부 등을 시찰하며 전통적인 북러 우호관계를 부각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