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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산 원유 전면금지, 이대로 당할 수밖에 없나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4월 24일 (수)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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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우방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 예외 조항 다음달 2일에 끝내
- 이란 제재, 북한에 보여주기 식 성격 있단 분석도 나와
- 올해 2월 기준, 국내 이란산 원유 비중 전체 8.6%
-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쓰려면 이란산 수입해야…국내 절반 이상 의존
- 美, 이란 제재에 우리 소비자가 부담 고스란히 안아야 되는 상황 


▷ 김성준/진행자:
 
꼭 알아야 할 경제 이야기 쉽게 풀어드리는 <참좋은 경제> 시간입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란 제재 문제가 우리에게 심각한 상황이 될 것 같아요. 미국이 이런 제재를 계속 하면서도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이란산 원유 수입하는 것을 예외로 인정해줬었는데. 다음 달 2일에 그 예외 조치가 끝난다고요? 그럼 다음 달 2일부터는 우리가 이란 원유 수입을 아예 못하는 겁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백악관이 밝힌 것은 5월 3일 0시를 기해서 예외를 인정해줬던 한국을 포함한 중국 등 8개 국가는 사실상 이란산 원유 수입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는 것이거든요. 사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제재 수위를 강화한 것은 2015년에 맺었던 핵프로그램 감축 합의 조건을 너희가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해 8월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켰고. 또 11월에는 이란산 원유, 에너지뿐만 아니라 조선, 선박. 이게 세컨더리 보이콧이라고 해서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 거래를 중단하겠다. 이렇게 하면서 당시 예외적으로 우방국들 8개 국가만 익스큐즈를 해준 겁니다. 그런데 그 디데이가 5월 2일이었고, 우리는 그 동안 계속 로비를 벌였어요.

우리는 예외를 계속해서 인정해 달라. 그런데 백악관의 입장은 이란산 원유 수출을 사실상 제로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거든요. 이면에 두 가지가 있는 거예요. 하나는 미국은 정말로 실질적으로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조여서 대이란 공세를 높이려는 취지가 있는 반면. 또 하나는 지금 북한이 심상치 않아요. 지금 러시아 가서 만난다고 하죠. 중국 간다고 하죠. 계속해서 이런 것을 보면서.
 
▷ 김성준/진행자:
 
무언가 시위하는 느낌이에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니까 북한에 보여주기식 제재 강화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우리가 얼마나 걱정해야 되는지가 중요한 건데. 지금 우리의 이란산 원유가 우리나라 전체 원유 수입 중 비중이 얼마나 됩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일단 2017년만 하더라도 13% 넘었어요. 그런데 지난해는 5.2%까지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올 2월 기준 이란산 원유 비중은 전체 8.6% 정도여서. 원유 수입 국가별로 보게 되면 우리는 다섯 번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미국, 이라크에 이어서 다섯 번째로 많고.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수입하는 나라를 보면 사우디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 그 다음에 쿠웨이트, 미국, 이라크. 이렇게 수입한다는 얘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란이 수출하는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러면 이란산 막히면 중동산도 있고, 미국산도 있고, 유럽산도 있는데. 수입산 변경하면 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시는데 비용이 더 듭니다. 이란산의 특징이 값도 싸고 품질도 좋다는 것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수입 국가를 바꾸게 되면 비슷한 유종의 러시아, 카타르 산으로 바꿔야 하는데. 가격도 비싸죠, 품질도 떨어지죠, 수송비 더 들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무슨 시장이 그래요? 가격이 비싼데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계속 팔 수가 있어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게 기름이. 우리 밀가루도 중력분, 강력분 용도가 다르잖아요. 마찬가지에요. 원유도 보면 중질유, 경질유가 나눠지는데. 이란이 지금 우리가 절반 이상, 50% 이상 수입하고 있는 게 초경질유라고 해서. 석유화학 제품의 기본 원료가 되는.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자동차 기름이 아니라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쓰려면 이란산을 수입해야 한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니까 나프타라는 것인데. 이 나프타 함량이 굉장히 좋아요. 나프타라는 게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내장재 원료로 쓰다 보니까. 우리 석유화학 제품을 주로 하는 곳은 이란산에 거의 절반 이상을 의존해 왔거든요. 그리고 품질 좋은데. 아까 가격 말씀하셨는데 배럴당 최대 6달러까지 저렴해요. 이렇기 때문에 이란산 원유 수입이 금지가 되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비용경쟁력이 악화되죠. 그러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저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이란이 언젠가는 제재가 해제가 될 텐데. 그 때 쯤 되면 특히나 건설업체들이 이란 가서 이것저것 건설 공사 수주를 해야 하는데. 미국이 제재한다고 해서 쏙 빠져서 이란 원유 수입 하나도 안 하다가. 또 제재 풀린 다음에 건설 공사 수주하겠다고 뛰어들면 너희들 그 때 우리 외면했잖아. 이러면서 그것도 안 줄 것 같아서 걱정한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금 중국이 약간 그런 반응이에요. 중국이 가장 이란산 원유 수입을 많이 하는데. 지금 미국이 딱 이 발표를 하고 나니까 무슨 얘기냐, 이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하면서 반발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중국도 지금 말을 못 하는 게. 미중무역협상이 지금 막바지에 있거든요. 계속해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이란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에요. 지금 하루에 130만 배럴 정도를 수출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제재 이전에는 거의 270만 배럴, 지금 절반 줄였는데 그것조차도 제로로 만든다고 하니 이것은 무엇이냐. 그러면 나는 할 수 있는 것 다 한다. 당장 원유 수출 막으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해버리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1/3이 이 길목을 지나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국제유가는 어제는 3%, 오늘 새벽에는 1% 내외로 3대 유가가 다 올랐어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우리가 많이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의 경우에는 연초 대비 40% 넘게 올랐습니다. 지금 배럴당 73달러 선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이란 원유를 수입 못해서 직접적으로 받는 피해보다는 이란 제재 때문에 국제유가가 올라서 우리 경제가 받는 피해가 더 크겠네요. 산업별로는 어떻습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일단은 앞서 제가 유가의 경우에, 정유업체의 경우에는 수입산을 다변화 해왔어요. 꾸준히. 그런데 석유화학 업체의 경우에는 이게 아직도 원가경쟁력에서 이란산이 훨씬 나은데 안 찾았던 거예요. 나중에 최악의 끈까지 이란산을 놓지 않았던 건데. 그러다 보니까 석유화학 업체의 경우에는 만에 하나 정말로 중단이 되면 조금 더 부담이 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가에 물건 제품이 옮겨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것은 이란의 문제이고. 이란 원유의 문제고. 전체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이 우리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어떨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일단 통상 국제유가가 10% 오르게 되면 물가상승률은 0.1% 포인트 상승합니다. 그리고 내수, 소비,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요. 그러다 보니까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데. 정부가 지금 고심 끝에 5월 7일부터 넉 달 동안 유류세 인하, 종전에 비해서 절반 정도로 줄이기는 했지만. 이것도 세금이 6천억 원 이상 들어가는 것이거든요. 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유류세 변동폭만을 감안하게 되면 다음 달부터는 휘발유의 경우에는 리터당 65원 정도 올라요. 그런데 이것은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이 안 된 것이란 겁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할 때는 유류세 인하해준 것 맞아? 이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 느낌이 들 수 있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수출도 안 좋죠. 내수, 소비 모두 위축되어 있죠. 정부는 당장 8월 말까지 두 번 해줬기 때문에 8월 이후에는 재연장 고려 안 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나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오르게 되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건드린다고 하면. 이건 미국은 공격으로 갈 수밖에 없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군사적 공격 말씀하시는 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국제유가가 세 자릿수, 배럴당 100달러 얘기까지 나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먹고 살기도 힘든데 기름 값까지 오르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그런데 저런 면은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원유를 도입해서 가공한 다음에 수출하는 물량이 굉장히 많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유가가 오르면 그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소득이 늘어나는 면도 있는 것 아닌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니까 일단 원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우리는 고정거래처 가격에게 원자재 인상분을 그대로 반영해서 가격을 바로 올리지는 못해요. 그러면 소비자들도 거부감이 있죠. 자동차 내장재 값이 올랐다고 해서 바로 가격에 반영시켜 버리면 그 동안의 신뢰가 깨지거든요. 그래서 그것은 좀 감수하면서 유가가 하향 안정되기를 기다리는 것이거든요. 공산품이라는 것은 가격이 굉장히 민감하고,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국과의 가격의 상관관계를 비교해봐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내심 고민이 되죠.
 
▷ 김성준/진행자:
 
원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우리가 곧바로 석유 수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면 거기는 여러 군데 고객이 있으니. 한 곳 말고 다른 고객사로 옮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어디까지 가느냐가 결국 국제유가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를 결정하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것도 하나 있고요. 또 그 다음에 OPEC이에요. 이렇게 국제유가가 오르니까 미국은 뭐라고 얘기하고 있느냐. 지금 사우디가 우방국이니까 사우디, 유가 좀 풀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과연 6월 말에 OPEC이 감산을 지속할지 여부도 변수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하죠.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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