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본인 재판에도 또 불출석…아들 "심신 쇠약해 입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래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오늘(23일) 본인의 재판에 또다시 불출석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도 내일 증인신문이 예정됐지만 이마저 무산될 상황입니다.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오늘 오전 김 전 기획관의 항소심 첫 기일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김 전 기획관이 병원에 입원했다며 법정에 안 나오면서 절차 진행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김 전 기획관의 항소심 첫 재판은 지난달 1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그날도 당사자가 안 나와 오늘로 연기된 바 있습니다.

아버지 대신 법정에 나온 큰아들 김형찬 씨는 "이번 주에 재판이 연속으로 잡혀 있어서 주말에 서울에 오셔서 준비했는데 노환이시고 심리적 압박이 많으신 데다 어지러움도 심해서 어쩔 수 없이 어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고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아버지께서 구속 수감으로 심신이 쇠약해지셨다"며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기력을 회복하신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셨으면 한다. 한 달 정도 시간을 주시면 좋은 모습으로 법정에 나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변호인 역시 "오늘 출석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내일 (이 전 대통령 재판의) 증인신문에도 출석할 예정이었다고 해서, 해당 재판부에 소환장 받을 수 있는 주소를 신고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아들의 요청에 따라 한 달가량 여유를 두고 다음 달 21일 재판을 열기로 했습니다.

변호인은 재판 시작 전 취재진이 "이 전 대통령 재판을 피하기 위해 본인 재판도 피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재판을 앞두고 불안장애가 심해졌다고 들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준비한 4억원의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국정원이 청와대에 자금을 상납한 것이 예산을 전용한 것이긴 해도 이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준 것은 아니라고 보고 뇌물 방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국고손실 방조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면소 판결했습니다.

검찰은 1심의 판단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