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불법인데 '노조 설립' 개입…대표 유죄는 단 2건

정경윤 기자 rousily@sbs.co.kr

작성 2019.04.15 20:53 수정 2019.04.15 22: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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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회사가 앞장서서 노조를 만드는 것은 사측에 우호적인 노조를 통해 기존 노조를 통제하고 각종 협상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회사가 노조 설립이나 활동에 개입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인데 왜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지 깊이있게본다 정경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은 지난 2017년 부당노동행위가 유죄로 확정됐습니다.

2011년 유성기업이 기존 노조와 노사갈등을 겪자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회사에 우호적인 새 노조 설립을 조직적으로 추진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유성기업은 새 노조의 사전 준비작업을 위해 노조 규약과 설립 신고서를 만들어주고 설립 총회 대본까지 작성했는데 이 문건의 내용이 그대로 실행된 겁니다.

KT 사례와 판박이입니다.

[박사영/노무사 : 회사 측에서 노무 관리가 굉장히 용이해지죠. 자신들이 원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어용노조를 계속 만들려고 합니다.]

유성기업은 이렇게 만든 새 노조가 교섭 대표노조가 될 수 있도록 기존 노조의 조합원을 징계하고 단체 교섭을 거부하는 등 노조 와해 공작까지 펼쳤습니다.

그런데도 유 회장이 최종 유죄 판결을 받기까지 6년이나 걸렸습니다.

이마저도 내부 문건과 그에 따라 활동한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났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입증할 부담이 노조에 있고, 회사는 노무 담당자가 노조 활동과 관련해 조언해준 것뿐이라며 선을 그으면서 이제껏 회사 대표가 징역 확정판결을 받은 것은 유 회장을 포함해 단 2건에 불과합니다.

[김상은/변호사 : 혐의가 없다, 증거가 불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불기소되는 게 대부분이었고, 불법 행위가 기존에 처벌되지 않았었고 처벌되더라도 경미했고 이런 부분을 회사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복되고 있습니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전부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선탁,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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