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인수에 경영권 분쟁까지…한계 드러난 '재벌 경영'

박민하 기자 mhpark@sbs.co.kr

작성 2019.04.15 20:46 수정 2019.04.15 2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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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호아시아나그룹 위기의 시작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부터였습니다. 2년 뒤 대한통운마저 가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한때 재계 7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당시에도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이렇게 무리한 인수 합병이 사실상 그룹 해체의 원인이 된,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피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금호그룹 몰락의 원인, 박민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금호그룹이 쓴 돈은 10조 원이 넘습니다.

특히 대우건설 인수에는 시장 예상보다 2조 원 이상 더 써내면서 인수대금 6조 4천억 원 중 절반 이상을 차입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이런 독단적인 몸집 불리기에 동생 박찬구 회장이 반기를 들며 형제 공동경영의 전통은 깨졌습니다.

경영권 분쟁을 거쳐 박삼구·박찬구 두 형제는 동반 퇴진했습니다.

[박삼구/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2009년 7월) : 그룹을 살리기 위해서 제가 그런 결단(박삼구-박찬구 동반 퇴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막대한 차입금이 경영을 압박하면서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채권단 관리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1년 뒤 박삼구 회장은 경영에 복귀했고, 2015년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하며 공공연히 그룹 재건 욕심을 나타냈습니다.

기업을 튼튼하게 만들기보다 경영권 되찾기에만 골몰했습니다.

회사 안팎의 견제는 없었습니다. 이사회는 박 회장과 학연, 지연으로 얽히거나 정관계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습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도 박 회장 측이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기내식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런 와중에도 경영 경험이 없는 딸을 계열사 임원으로 앉히거나,

[박삼구/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2018년 7월) : (딸에게 경영) 훈련을 시켜볼 예정입니다. 그 점은 좀 여러분들이 좀 예쁘게 봐줬으면 고맙겠습니다.]

그룹 행사에 여자 승무원들을 부적절하게 동원했다는 의혹을 사는 등 구시대적인 행태는 여전했습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이른 사실상의 그룹 해체는, 견제는 없고 책임은 지지 않았던 재벌 경영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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