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낙태 100만 건? 낙태죄 이대로 괜찮나?

SBS뉴스

작성 2019.04.10 16:57 수정 2019.04.11 10: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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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4월 10일 (수)
■ 대담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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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간당한 부녀자가 고소장 보여주고 낙태 수술 받는 일도 있었어
- 지난 5년간 낙태죄 재판, 1년에 15건 정도만 열려
- 연간 낙태 수술 횟수, 최소 몇 십만 건으로 추정
- 낙태죄 위헌 여부, 과거와 인식 달라져…2012년 판결과 다를 것으로 예상


▷ 김성준/진행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낙태죄의 위헌 여부가 내일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됩니다.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슈죠. <오늘의 인터뷰>에서 낙태죄 존폐를 둘러싼 법적인 쟁점과 내일 선고 결과 전망을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이신 이한본 변호사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헌재가 다루는 게 낙태죄 위헌 여부를 다루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7년 전, 합헌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었고요. 이후 논의의 흐름이 어떻게 되어 왔습니까?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사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낙태죄 찬반은 헌법 교과서나 형법 교과서에 이론적으로 있었지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0년에 한 의사단체가 산부인과 의사들을 고발함으로 인해서 낙태죄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불붙게 됐고요. 그 시점쯤에 고발된 조산사께서 2012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받으면서 그 때 더 논의가 불붙게 됐고요. 2012년 헌법재판소는 또 결정 자체를 재판관이 당시 한 명이 부재여서 8명이 계셨는데. 4명은 위헌 의견을 내고 4명은 합헌 의견을 내서 6명 이상 위헌 의견이 안 나와 합헌 결정을 한 상태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몇 가지 용어 정리를 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는데요. 형법에 보면 자기낙태죄, 의사낙태죄 이렇게 두 가지가 있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다른 겁니까?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자기낙태죄는 법 조문으로 보면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 1년 이하의 징역,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렇게 쓰여 있어서 낙태를 한 부녀, 임부를 처벌하는 규정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본인이 직접 낙태를 시도한 경우군요.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예. 그리고 2항을 보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서 낙태하게 한 자도 1항과 같다고 해서. 촉탁을 받고 낙태를 해준 사람도 동일하게 처벌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저희는 법률 용어로 촉탁낙태죄라고 하는데요. 의사 등 의료인의 경우에는, 의사 등 의료인이 똑같은 부녀의 촉탁, 승낙을 받아 낙태할 때는 2년 이하의 징역을 처한다고 해서. 그냥 일반인이 촉탁, 승낙을 한 것에 비해서 더 형을 가중하는, 저희는 업무상 촉탁낙태죄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규정이 돼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지금 자기낙태죄와 의사낙태죄가 똑같이 합헌이고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죄목으로 돼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그런데 낙태를 하게 되면 부녀도 처벌받고 의사도 처벌받게 돼 있기 때문에. 이전 2012년 헌재 결정에서도 원래는 조산사만 청구를 한 것이지만. 자기낙태죄도 판단을 해야만 촉탁낙태죄, 말씀하신 의사낙태죄도 위헌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에. 같이 판단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낙태죄와 의사 등 촉탁낙태죄는 똑같이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결국 그렇게 보면 되는 것이군요. 그러면 법에서는 일단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하는 조건들이 있잖아요. 성폭행이라든가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이라든지, 유전적인 질환이 태아에게 있다든지, 또는 임신을 지속할 경우에 임산부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태롭다. 이런 조건들이 있죠. 이런 경우는 의사가 판단하면 낙태가 합법적으로 가능한 거죠?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듯이 2010년까지는 이런 것을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0년부터 이게 문제가 되고 처벌을 받게 되는 상황이 되니까. 사실 이것에 대한 입증 문제가 발생한 것이고요.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의사로서는 본인도 어떤 불법적인 시술을 안 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임산부에게 입증을 해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러면 강간으로 임신을 한 부녀자가 내가 강간을 통해서 임신했다고 말로만 해주면 좋을 텐데. 어떤 의사들은 그것도 불안하니까 그것을 입증을 해 와라. 그러면 강간당한 부녀자가 자기가 고소를 하기 싫더라도 수사기관에 고소를 해서 고소장을 가져가야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상황까지도 온 적이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난한 법적 절차, 2차 피해를 감수하면서 가야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군요.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예. 그리고 문제는 형법은 모든 낙태를 처벌하고 있고요. 방금 말씀하신 것은 모자보건법이라는 다른 법에서 말씀하신 예외 사유를 두고 있는데 이게 매우 제한적인 사유라서요. 실제로 이 사유로 인해 합법적인 낙태로 평가되는 것은 전체 낙태의 1%도 안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제까지 그러면 1%도 안 된다고 말씀하셨으면, 실제로 낙태죄로 기소된 경우들이 통계가 어느 정도 되나요?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법원에서 내는 기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법원에 정식으로 낙태죄로 재판을 한 케이스가 1년에 15건이 조금 안 됩니다. 5년 동안 평균적으로요. 물론 검찰에 입건된 케이스는 1년에 30~40건 정도 되는데요. 검찰에서 이미 그것을 반 정도 불기소 처분을 하거나 약식기소를 했다는 얘기고요. 정식 재판이 된 경우는 1년에 15건이 안 됩니다. 그런데 15건이 어느 정도 숫자인지를 알려면 1년에 낙태가 어느 정도 이뤄지는지 파악해야 하는데. 거의 모든 낙태가 불법이다 보니까 여기서 내는 통계들이 신뢰성이 사실은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정확하게 잡기는 어렵겠죠.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얘기를 여론조사하거나 조사하는 기관에 알려야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최근 10년 동안 조사한 것을 보면 34만 건이라고 정부 발표가 있던 것도 있고요. 7만 건도 있었고, 5만 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많이 얘기하는 쪽은 산부인과 의사회 쪽에서 추산을 해볼 때, 자기들이 임신중절 수술을 한 횟수를 추산해볼 때 1년에 100만 건 정도는 된다. 이렇게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최소로 잡아도 최소한 몇 십만 건씩 이뤄지고 있는 건데.

▷ 김성준/진행자:

기소되는 것은 15명이 안 되고.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그러니까 매우 적은 비율이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사문화 된 법이라는 얘기가 충분히 납득이 가고. 또 보복에 의한 처벌, 다시 말해서 마음을 나쁘게 먹은 남성이 보복을 또는 병원에게 해코지하기 위해서 고발하기 때문에 처벌받는 경우.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러면 내일 헌재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7년 사이에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습니까? 어떻습니까?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어떤 현실은 달라진 게 없지만. 처벌되고 있는 현실이라든지 법이 달라진 것도 없고 법 적용이 달라진 것도 없지만요. 말씀드린 대로 2010년 이전에는 우리 시민들이, 국민들이 본인들 스스로 낙태가 처벌된다는 사실조차 인식을 못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많았습니다. 그리고 2010년 이전에는 종합병원 같은 대형병원에서도 실제로 불법이지만 낙태 수술 다 했고요. 그런데 2010년 이후부터 어떻게 보면 낙태가 처벌되는구나 하는 게 알려진 거죠. 그렇기 때문에 2012년 헌법재판소 결정이 알려진 것도 있었고 실제로 자꾸 이슈가 되고 문제가 되니까 많이 알려져서 불합리하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이번 선고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예상을 하시네요.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그렇죠. 헌법 재판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여론이나 사회 변화를 반영해야 되기 때문에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을 조금 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변화가 과연 내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한 번 저희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한본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예.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민변의 이한본 변호사와 얘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