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 직전에는 보다 중요한 노동당의 회의가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나 정치국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자기 결심을 명백히 할 것"이라고 밝힌 예고가 노동당 회의나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를 통해 핵-경제 병진 노선의 종료와 경제건설 총집중 노선을 채택한 바 있다.
● '北 자세' 강경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모르지만, 북한의 지금 입장은 미국이 요구하는 빅딜식 비핵화, 즉 영변 외 지역까지 포괄하는 비핵화에 선뜻 응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굶어 죽고 얼어 죽더라도 버릴 수 없는 것이 민족자존"이라거나 "물과 공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는 말들이 북한의 자세를 상징한다.
하지만, 북한이 다시 강경노선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위성 발사나 미사일 발사로 판을 깨트리는 선택을 할 경우, 미국과 다시 사생결단의 싸움으로 갈 수 있다는 결심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걸어온 여정으로 볼 때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협상의 판이 깨지고 다시 찾아오는 위기는 이전의 위기보다 훨씬 더한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김정은 위원장, 어떤 선택 할까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북한이 미국과의 극단적인 대치 상황은 피하면서 당분간 '버티기' 전략으로 갈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자력갱생의 기치 하에 내부 단속에 열을 올리면서 이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강경노선을 다시 치켜들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는 없다. 대외적인 위기 조성을 통해 내부 불만을 잠재워왔던 것이 북한의 기존 대응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다음 주가 한반도에는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