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불법영상 피해 여성 수십 명인데…경찰 뒷짐 수사에 비판

<앵커>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상에 찍힌 피해자가 수십 명은 돼 보이는데 경찰은 고소한 사람 말고 다른 피해 여성들은 전혀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불법 촬영물이 들어있는 외장 하드가 핵심 증거라고 알려주기까지 했는데도 경찰은 그것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경찰 수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김수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피해자 A 씨는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김 씨를 고소한 뒤 경찰에 다른 피해 여성이 더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자신이 확보한 영상 속 여성이 수십 명에 달하고 불법 촬영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하지만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도 다른 피해 여성에 대해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A 씨는 또 고소장에 김 씨 지인들이 여성에 대한 성적 영상을 몰래 촬영하고 김 씨와 공유한 사실을 적시하는 등 추가 가해자가 누구인지까지 밝혔지만, 이 역시 무시됐습니다.

경찰의 소극적 수사 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불법 촬영물이 들어 있는 외장 하드의 존재를 알렸는데 이런 핵심 증거물조차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A 씨/피해자 : 압수수색 영장이 안 떨어지고 뭐 이래저래 조금 사건이 너무 지체되면서 수사가 길어지더라고요.]

경찰은 김 씨가 외장 하드 임의 제출을 거부했고 주거지를 한차례 압수수색했지만, 외장 하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찾지 못할 만큼 꽁꽁 숨겨뒀던 걸까.

확인 결과 수사가 진행됐던 지난해 10월, 외장 하드는 김 씨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핵심 증거물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겁니다.

[김정환/피해자 변호사 : 영장 범위가 제한되어서 증거 확보가 전혀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피해자가 사실 굉장히 큰 좌절감을 느꼈고…]

경찰의 이런 수사 태도에 피해자는 극도의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A 씨/피해자 : 저도 모르게 어딘가에 다 유출이 되거나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는 그 불안감이 지금까지도 너무 커요.]

자신뿐 아니라 다른 피해 여성들도 걱정이라고 호소합니다.

[A 씨/피해자 : 아무렇지도 않게 여자들을 물건 취급하면서 자기네들끼리 이렇게 했을 거 아니에요. 근데 이게 조금 이게 정말 잘못되고 나쁜 행동이라는 걸 본인들이 좀 알고…]

소극적 수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경찰은 김 씨의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아 압수수색에 어려움이 있었고 수사는 검찰 지휘에 따라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김용우, 영상편집 : 오영택)

▶ [단독] 연예인 · 부유층 자제 · 아레나 MD '불법영상 단톡방'
▶ 또 '불법영상 단톡방'…지지부진한 수사에 피해자만 '불안'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