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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폐채석장에 '독성 폐기물'…침출수에 1급 발암물질 160배

<앵커>

전북 익산에 있는 한 채석장을 저희 취재진이 찾아갔습니다. 지금은 문을 닫은 곳인데 돌 캐낸 자리를 메워 복원하려고 이렇게 흙과 폐기물을 섞어 묻었습니다. 특히, 폐기물이 무려 143만 톤이나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여기 묻어서는 안 되는 맹독성 폐기물들이 주민들 모르게 매립됐다는 겁니다. 엄청난 침출수가 이렇게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악취는 둘째 치고 기준치 160배가 넘는 1급 발암물질이 나왔습니다.

현장리포트, 거침없이 간다 소환욱 기자입니다.

<기자>

1960년대 개발된 전북 익산의 채석장입니다. 지난 2000년부터 40년 동안 돌을 캐낸 빈자리에 흙과 폐기물을 채우는 복원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10년 전부터 시커먼 침출수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콸콸 쏟아지고 있습니다.

침출수를 모아 놓는 저류시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지금도 계속해서 쌓이고 있는데요, 화면으로는 못 느끼시겠지만, 악취가 정말 엄청납니다.

산 중턱으로 올라가니 침출수 사이로 쥐 사체들이 널려 있습니다.

주민 민원이 빗발치면서 지난 2017년 현장 조사가 실시됐습니다.

그 결과 침출수에서는 페놀과 납 등 독성물질이 기준치 이상 나왔고 특히 1급 발암 물질인 비소는 지하수 기준치의 164배에 달했습니다.

폐채석장 안이 언제부터인가 맹독성의 국가 지정 폐기물로 채워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 주변으로 검은 차수막이 보이실 텐데요, 비가 올 때 침출수를 막거나 바람이 불 때 맹독성 폐기물이 날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이 아래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비소와 폐놀을 포함한 폐기물들이 묻혀 있습니다.

143만 톤의 폐기물이 3개의 층으로 묻혀 있는데 가장 위층에 7만 5천 톤 정도의 맹독성 '지정 폐기물'이 쌓여 있고 저장된 침출수만 3만 5천 톤에 이릅니다.

[최기재/낭산산 인근 주민 : 전혀 몰랐죠. 침출수가 색깔이 다른 물이 하천이나 논으로 흘러들었을 때 주민들이 신고를 했지만….]

결국 환경부와 전라북도, 익산시가 우선 나서 폐기물 143만 톤 전부를 2025년까지 모두 치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비용이 3천억 원에 달해 지자체 예산으로는 턱도 없습니다.

[담당 공무원 : (익산시 1년 예산이 얼마쯤 됩니까?) 저희가 1조 2천억 정도 될 겁니다. (3천억이면 4분의 1 정도의 예산인 건데?) 그렇죠. 그 비용을 익산시가 부담 못하죠.]

법적 책임이 있는 복원 업체들은 대부분 망하거나 없어졌고 남아 있는 몇몇 업체가 모은 수십억 원이 전부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계획된 5만 톤은커녕 20분의 1인 2천 5백 톤만 치우는 데 그쳤습니다.

이 속도라면 143만 톤을 모두 치우는 데 572년이 걸리는 셈입니다.

근처 마을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주민 70여 명 가운데 암 환자가 10명 넘게 나왔습니다.

[진옥석/주민대책위 위원장 : 발암 물질이에요 발암. 1급 발암물질. 여기 계신 분들 언제 암에 걸려서 죽을지 몰라요.]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중앙 정부가 직접 나서 달라고 주민들은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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